영화공간을 준비 중입니다.

slowhand 2010.07.06 18:56:59

영화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에 영화창작집단에 남긴 저의 글을 읽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영화창작집단과는 병행하여,

영화공간을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전에 올린 글에서

제가 구상하고 있는 영화공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드린 바 있습니다.

 

그동안의 심사숙고 끝에,

보다 발전된 형태의 공간을 구상하게 되었고,

내친 김에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공간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공간의 형태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일종의 ‘영화 카페’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이 카페에서는 단순히 커피와 음료를 파는 것뿐만 아니라,

영화 이론 및 실기 세미나와 각계 전문가 초청 강의가 열리며,

창작집단의 작업실 및 독립 영화 제작사 형태로 운영될 것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서 카페가 활발하게 운영된다면,

영화인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방법도 생각 중입니다.

 

이를테면,

필커에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스태프를 모집하는 공지가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저는 영화 공간이 네트워크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게 작업하는 분들끼리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이 공간은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서울시와 노동부에 사회적 기업 형태로

창업 컨설팅을 의뢰해 놓은 상태이며,

 

만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뜻을 함께 하는 분들과 지속적으로 방안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공간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와 인건비를 제외하고

남은 수익은,

독립 영화 제작과 영화인을 위해 사용할 것입니다.

 

 

저는 영화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인간을 부품으로 취급하고, 돈의 노예로 전락하게 만든,

이 시대의 뒤틀린 자본주의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의 글을 읽고 지원해 주셨던 분들,

혹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최종 목표는,

장편 상업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하는 것(혹은 상업 영화를 하는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분은 얼마나 될 것이며,

도중에 포기하는 분은 얼마나 많을까요?

 

수십 억 원이 들어가는 상업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본인이 원래 가졌던 비젼을 실현시킬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자본이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창작의 자유는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줄어든 창작의 범위 내에서 영화감독의 창작성은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결국, 많은 신인 감독들이 원치 않는 영화를 만드느라 세월을 낭비하고,

흥행에 실패하면, 시스템에 의해 버려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공간을 통해, 정체되고 분열된 영화계에

작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하겠지만,

언젠가 시스템의 내부에 태풍을 일으키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영화 공간의 설립에 뜻이 있거나,

어떤 식으로든지 도움을 주시고 싶으신 분들은

160killer@naver.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거나

011-9886-4915 로 연락주셔도 좋습니다.

 

이제부터,

필요한 도움의 형태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카페의 실질적인 설립과 운영에 파트너로 참여하실 분과,

저의 비젼에 실질적인 조언과 도움을 주실 분을 모십니다.

프리젠테이션이나 서류 작성에 능숙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세미나 기획 및 홍보에 도움을 주시고 싶으신 분,

홈페이지 제작과 네트워크 구성에 도움을 주실 분,

경력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지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공간의 내부를 꾸며주실 아이템을 보내주시거나

전체 혹은 부분의 아이디어를 주시거나,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해주실 분이 필요합니다.

 

영화 촬영 시 쓰셨던 소품이나 포스터 등

소장하고 계신 각종 영화 자료를 보내 주시면,

기증자의 이름을 알리고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제 생각대로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적절한 보상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혹시, 공간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싶은 분들은,

따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저는 영화창작집단과 영화공간의 미래를 길게 내다보고 있습니다.

 

만일, 지금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참여를 망설이시더라도,

미래는 알기 어렵고,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이번 기회에 좋은 인연으로 알고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 영화를 포기하지 마시고,

올 여름 무사히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