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외주 제작 부작용 ‘일단 찍고 보자.’

taekook91 2010.05.17 09:20:04
바야흐로 드라마 편성 경쟁이 서막을 올렸다. 드라마의 외주제작이 본격화된 가운데 방송사와 제작사가 서로의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근원지로 대두되고 있는 사항이 편성이다.

편성 문제는 출연료 상승, 스태프 처우, 제작예산 낭비, 적자폭 상승, 저작권 분쟁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제작사는 “방송사가 편성을 미끼로 제작사의 저작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방송사는 “제작사의 적자는 스타 모시기에 혈안이 된 제작사가 출연료 경쟁을 통해 개런티를 상승시켜 놓은 스스로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

드라마가 외주 제작사에 의해 제작되면서 스타급 연기자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 것은 사실이다. 편성 전쟁의 부작용이다. 이로 인해 스태프들에 대한 처우는 더욱 열악해 졌고, 제작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때문에 PPL 및 부가 사업을 통해서라도 적자를 메워야하게 됐고, 이는 방송사와 제작사 간에 저작권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이뿐이 아니다. 스타급 주연배우, 탄탄한 구성을 갖고도 방송사 편성에 끼지 못해 케이블로 밀려나거나 제작이 무산되는 작품도 생겨나게 됐다.

신하균, 이보영, 백윤식 등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해 사전 제작한 드라마 ‘풍년빌라’는 결국 지상파 편성 라인업에 끼지 못하고 케이블 채널로 밀려났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를 기념해 제작을 준비 중이던 드라마 ‘동방의 빛’은 감독-작가, 이성재 이영아 신성일 등 주연급 연기자 캐스팅, 지자체 제작지원 등 제반 사항을 완료 시켜 놓고도 지상파 편성에 끼지 못해 제작이 중단됐다.

‘풍년빌라’와 ‘동방의 빛’은 시작에 불과하다. 제작비만 기하급수적으로 늘려놓은 제작사들이 현실적인 편성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찍고 보자’는 식의 행보를 계속할 경우 개봉작보다 제작 중 중단되는 작품이 더 많은 영화계의 폐단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

한편, 현재 방송사 편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로 제작에 돌입한 작품으로는 정우성 차승원 주연 ‘아테나:전쟁의 여신’, 유이 이용우 주연 ‘버디버디’, 송승헌 김태희 주연 ‘미스 프린세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