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 세트 공짜로 먹기...

sandman 2002.05.22 17:33:23
오늘 오다가 압구정동 맥 더날드를 보니
옛 생각 났다...

우선 허접 하나...

꼬마 하나가 맥더날드에 갔다..

꼬마: 아저시 빅맨 세트 하나 주세요!
아저씨:(미소를 가득) 꼬마야. 빅맨이 아니고 빅맥 세트란다...

꼬마: 알았어요. 빅맨 세트 하나 주세요.
아저씨: (피식 웃으며) 빅맨이 아니라 빅맥 세트 라니까...

꼬마: 아참. 알았다니까요.
.       빅맨 세트 하나 주세요.

아저씨: (약간 울그락) 꼬마야.. 빅맨이 아니고 빅맥이라니까...

꼬마: 아참, 알았다니까요... 빅맨 세트 주세요.
.
아저씨: (고함) 빅맨이 아니고 빅맥이라니까...
꼬마: (짜증섞인 목소리로) 아참 알았다니까요.
.        빅맨 세트 하나 주세요.

아저씨: (꼬마를 한번 처다보고 아주 잔잔한 목소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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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꼬마야... 빅맨 세트는 ...
.          맨도날드 가서 달라 그래라!


맥더날더...

예전에 뭘 촬영하는 데 시간이 없어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자고 결정이 났다.
제작부가 계산을 해보니 햄버거가 약 300개가 필요한 데..
한 가게에서 300개 사기가 쉬운가?

그래서 각각 100개씩 사오기로 했다.
그런데 손이 남았던  나에게 100개만 사올수 있냐고 했다.

나는 미소를 가득 머금고
"저 차 몰고 가게 해주면 사올께..."

저 차란 촬영을 위해 빌려온 캐딜락이었다.

고민을 하던 제작파트
"에라. 그래라. 사고 안나게 조심하고.."

사실 그것은 오히려 내가 지원하고 싶었다.
지금도 햄버거는 맥도날드만 먹는 데...
제작파트들이 사오면 분명 가까운 거리의
아무것이나 사올께 뻔했으니...
내 입맛에 맞추려면 내가 사올 도리 밖에....

캐딜락 키를 받아든 나는 유유히..
캐딜락을 몰고... 압구정동 맥더날더로 갔다 .
앞에다 차를 세우고...클클
상상해 보라....
새파랗게 젊은 놈이 캐딜락을 ㅋㅋㅋ

그리고 매장으로 들어 갔다.
내 앞의 두 사람이 사는 것을 편안하게 기다린 나는
유유히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아가씨: 예.. 손님.. 뭘로 드릴까요..?

나:       (얼굴 표정도 안 변하고 담담하게)
.          햄버거 백개 주세요...

그리곤 눈을 안마주치고 메뉴를 보고 있다.

아가씨: 예?
나:       (아까와 같은 담담하게)
.           햄버거 백게 주세요.

아가씨: (나를 물끄러미 처다보더니..)  예, 손님 잠깐 만요...

그리곤 저 안쪽으로 들어 가더니
지배인인지 점장인지 가 왔다.

지배인: 예.. 손님. 뭘 도와 드릴까요.
나:       (여전히 담담하게) 햄버거 백개요.
지배인: 백개요?

그 때서야 장난을 멈추고...

나:  사람이 좀 많아 백개 필요하니까,
.     && 30개... $$ 30개... 조거 40개 이렇게 주세요.

그리곤 수표를 카운터터에 얹어 놓았다.

나:   그럼 얼마죠?

그 때서야 부리나케 지배인이 설친다.

지배인:  아, 예... 빨리 계산 해드려...
.           저 쪽에 좀 앉아 계시죠....

피식 웃으며 안내하는 자리로 갔다.

나: 백개 사는 데 뭐 없어요?
지배인: 예 여긴 체인점이라 가격을 깍아 드리긴 곤란하고...
.         대신 뭐하나 선택하시면 드리겠습니다.
나:  (피식 웃으며) 빅맥 세트 하나 주세요.
      기다릴 동안 먹게...

그리곤 빅맥세트를 공짜로 먹었다.
그리고 햄버거 백개를 박스에 담자,
지배인이 직접 들어 주었다.

지배인: 차 가지고 오셨습니까?
나:       아예.. 조 앞에...

보면 캐딜락 한대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다.

지배인 다시 나를 한번 처다본다.

그리곤 유유히 캐딜락에 햄버거 백개를 싣고
떠난다.

지배인이 고개숙인 것을 백미러로 확인하며...

당연.. 내가 제일 빨리 사왔다...
그리고 맥더날드는 아무도 안 사왔고....
동네 햄버거 가게에서 사왔었다....

지금도 맥도날드를 보면..
황당하게 나를 올려다보던 점원이 생각난다.

그리고...
또 누가 내게 백개 좀 사다 줄래?
하면 기쁜 마음으로 사러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