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진로에 대한 고민입니다.

흙내음 2016.09.07 21:18:33

안녕하세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이십대 여성입니다.

저는 영화 연출을 꿈꾸지만 영화 전공자는 아닙니다.

 

약 2년전에 어떻게해서든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어 무작정 필름메이커스에 뜬 모집공고에 지원했었습니다.

아무 연줄도 인맥도 없었고 영화 현장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도 모르는 상태로 첫 현장을 경험했구요.

심지어 아주 열악한 현장이었기에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첫 작품이 끝난 이후 1년간 영화를 계속해야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구요.

(비록 그 1년간은 현장 일은 하지 않았지만 영화에 도움될만한 강의를 듣고 단편 시놉을 쓰면서 보냈습니다.)

 

심적으로 힘든 1년을 보내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연출부 현장 일을 몇 작품 했습니다.

두번째 작품도 물론 힘들었지만, 좋은 분들을 만나서 영화 현장에 대해 있었던 안 좋은 인상을 어느정도 지울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 작품에서는 또 쓴 맛을 봤구요.

 

제가 그리 많은 현장을 경험했던건 아니지만, 제가 몇몇 현장에서 연출부로 일하면서 들었던 생각으로는

'기본적으로 현장은 다 힘들고 맞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입니다.

또 하나로 나약한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제 체력으로 연출부 생활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기는 불가능 하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저는 제 첫 작품을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하기위한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합니다만,

영화는 노동집약/자본집약적인 예술인데 제 개인적인 욕망을 투영하고 싶어한다는게 직업적인 영화감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하기위해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자체가 이기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너무 두서없이 제 고민을 늘어놨네요...

제 고민을 짧게 간추리자면

 

 

1. 졸업 후 현장생활하면서 시나리오 쓸 자신이 없다.

+ 차라리 직장생활하며 돈 모은 걸로 단편을 찍는게 낫지 않을까

 

2.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하기위해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영화라는 산업적 특성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고

직업적인 영화감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하는 영화를 만들면 다른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