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하시는 분들은 이미 체감한지 한참 된 상황이지만, 영상업과 관련해서는 업계 분위기가 꾸준히 바뀌어오다가, 최근 1년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바뀌어가는 느낌입니다. 2024년에 변화의 폭이 엄청 컸으니, 2025년은 훨씬 변화의 속도가 빨리질 것이라 생각을 하고요...
오랫동안 미디어 업계에 종사해오신 분들도 계시고, 이제 막 진입을 고민하시는 분도 계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참고로 저는 상업 업력으로는 15년, 중간에 다른 일을 했던 기간을 빼더라도 10년 정도 영상 업계에 종사했습니다.
현업에서는 확실히 예전보다는 업황이 하락중인 느낌이 드는 가운데, 의욕을 가지고 새롭게 진입하시려는 분들도 꾸준히 있으시지만 갈피를 잡기 힘든 부분도 있고, 이러한 가운데에 경력이 오래되신 분들일수록 섣불리 조언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조심하는 진지한 성격인 분들이 많아서, 이런저런 조언을 나누기도 쉽지는 않고, 저도 비슷한 이유로 어지간한 표현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정도 영상업으로 돈을 벌어보셨거나, 혹은 어느정도 안정적인 운영까지 가보셨던 분들 대부분은 2015~2020년경에 현업에 계셨던 분이 많으실 것 같고요, 확실히 이 때가 영상업계가 기회의 땅이었던 시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영상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폭발하는데, 그만큼의 전문가가 있지 않아서, 그 시기는 정말로 성실한 태도만 있으면 너도 나도 데려가려고 팔을 붙잡고 끌어 당기는 시기로 기억합니다. 저도 팀을 구성하려하면, 조금만 성실한 막내면 여러 업체가 다 같이일하고 싶어해서, 1년365일 막내 일정 예약하느라 고생할 정도였고... 제작업체가 귀하니 동일 퀄리티 영상 기준 제작비도 지금의 2~5배는 되었고, 스텝이 귀하다보니 스텝 페이도 지금보다 더 잘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까지만해도,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진로로서 영상업이 지금만큼 인기가 있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영상업계가 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되면서, 특히 고등교육기관으로 엄청나게 많은 영상 꿈나무가 들어온 것 같네요. 그리고 이 때 영상 꿈나무로 진입한 분들이 졸업하기 시작하면서, 2020년부터는 영상업 종사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일찍부터 영상업계를 선망하며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서, 실력으로도 사실상 졸업 전에 입문레벨 전문가 수준으로 완성한 경우도 흔해질정도로 많아졌고요... 더불어 관련 학과인 분들도 있지만, 그 숫자 이상으로 학과 무관하게 영상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동아리나 외부크류로 영상 기술을 연마하다가 전문가의 길을 선택한 케이스도 굉장히 많고요.
그런데 확실히 영상업계가 팽창하던 시기는 2015~2020년이었던 것 같고, 2020년부터는 조금씩 하락세가 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원인을 말하자면 너무 여러가지고 있겠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산업 전반이 호황이 아닌 상황이 되면서, 예전만큼 광고비나 투자를 후하게 할 수 없는 환경), 한편으로는 클라이언트나 투자자들의 영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예전만큼 큰 예산을 쉽게 받아서 운영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고요. 예컨대 2016년에는 화려한 CG없이 실사 촬영에 두세개 장면 만드는 1분 광고가 최소 1000만원, 평균 2000만원, 조금 신경쓰면 그 이상으로 높아지는 반면, 지금 그 광고 레퍼런스로 제작한다고하면, 받을 수 있느 제작비는 300만원~500만원 수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2022년~2023년~2024년 가면서 영상업계의 업황 분위기는 어려워지는데, 영상 꿈나무로 고등교육기관에 많이 들어가기 시작한 분들이 현업에 나올 시기도 되고, 학과 무관하게 영상을 만들던 분들, 그리고 타업종에 있다가 (2020년 초반까지 업황 분위기가 좋았던 것을 보고) 영상업에 뛰어든 분들이 다 맞물린 것이 지금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다만 분위기가 어렵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현시점 어느정도 업계경력을 쌓은 분들이 영상을 시작했던 때와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 같아서, 이런 점을 짚어 설명하고자 이야기를 한 부분이 있고요.
그런데 또 다른 측면으로는, 영상제작을 하는 층은 점차 확대되어서, 전례없는 많은 분들이 영상을 만들고, 그래서 만들어지는 편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비슷한 또래 크류를 구성해서 만드는 영상 사례는 너무나 많고, 개인 사비를 들여서 만드는 케이스가 많이 늘어난 것이 느껴집니다. 100만원 ~ 500만원으로 내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 전업이든 부업이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제작비를 마련하고 운영할 수 있는 크기의 금액이라는 생각은 들고요.
어떤 뚜렷한 방향을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니고,
현재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현업에 오래 계신 분들은, 이런 몇 단계 시간의 흐름으로 인지하고 있으실 내용이지만,
아직 현업과의 연결고리가 없으신 분들에게는,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보일 수도 있어서,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었으면하여, 현업에 10년 이상 있었던 입장에서 이런 내용들을 드리고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저도 상업영상에서 오래 종사하며 TVCF연출까지도 가보고, 광고제 수상도 했었고 했었지만... 굳이 과거를 자랑할 것도 아니고, 지금 빠른 변화의 환경 속에서, 좀 더 버티고 몇년이라도 더 일하려고 하는 한 사람이고요...
업황이 안좋아지면, 제작진은 제작진대로 예산확보하기 힘들고, 클라이언트 상대하는 난이도도 훨씬 늘어나는데 (그만큼 더 절실하게 맞춰줘야 예산을 받으니...) 또 외주팀 입장에서는 조건들이 계속 안좋아지니까 프로듀서를 원망(?)하는 경우도 생기고... 이런걸 보고 있다보니, 조금씩은 이런 고충들을 조금은 이해해주고 너그러워진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모쪼록 새해 좋은일들 많이 생기시기를 기원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