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다시 조감독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마이너리티인 2024.08.11 01:04:51

안녕하세요. 26살 남자 입니다.

약 1년 전 사회초년생일때 그토록 원하던 감독님 밑에 들어가 광고쪽 조감독 업무를 하다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 인턴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사람입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제가 사회적 불안장애가 심하다는걸 뒤늦게 알게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남들도 당연히 일하면서 중압감과 압박감이 들겠지만

저는 그게 항시 긴장상태가 유지되며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까지도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며 일해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 프로젝트가 나때문에 늦춰지는건가..?

내가 지금 이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건가..?

그토록 바라던 조감독 일인데, 난 소질이 없는건가..?"

매일 새벽까지 일하면서 스스로 이런 생각에 가두고

 

점점 새로운 일이 찾아올수록 설레이는 감정이 사라지고

또 실수하진 않을지,

나 때문에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는건 아닌지 걱정하며

매일 울면서 버티다가 미쳐버릴 것 같아 결국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지금은 지인선배와 함께 마케팅쪽으로 일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마음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안증세가 조금씩 보여서

이번달 안으로 정신과에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신과에 가는 것 자체는 이제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진짜 문제는 저는 정말 광고감독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이런 저를 업계에서 다시 봐줄까요?

정신과 이력이 있는 사람이 사회생활도 힘들건데,

조감독으로 이미 그만둔 이력이 있는 사람인데 뽑아줄리 없겠죠...?

 

조감독 업무에서 팀원들과 업무를 같이할 때,

불안증세와 압박감 때문에  힘들때가 너무 많았지만

조감독 업무 자체는 제가 너무 원하던 일이기도 했고,

ppt를 다루거나 자료를 찾는 일도 재밌어하는 사람이라 정말 너무 아쉬워요...

 

특히 저를 신경써주던 사수 조감독님이나 감독님들을 뿌리치고

이대로 살다간 죽겠다면서 살겠다고 나간 제 과거의 모습이 너무 미워요.

그래서 지금 벌받나봐요...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고 있는 제 모습이 꼭 죽은 삶을 사는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