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략 십년 전 쯤에는 거의 매일 이곳에 들러서 댓글도 남기고, 글도 쓰고 했었는데
그 기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저에게 일어났던 만큼 이 곳도 많이 변했군요.
그 때는 이곳도 정말 많은 분들이 글도 남기고, 화제가 되는 영화들이 있다면
열띤 토론도 벌이고 했었는데, 그 때에 비하면 접속자 분들도 줄어들고
그 때만큼의 활기가 없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아마 다른 대체 가능한 웹이 부상한 이유도 있을테고,
또 그 때의 규모에 비해서 지금의 영화 산업이 많이 어려워진 이유도 있겟지요.
좌우지간 지금의 많이 썰렁해진 필커를 보니 저의 모습 같기도 해서 씁쓸합니다.
처음에 무작정 영화가 하고 싶어서 이곳에서 자문도 구하고, 스텝 지원도 하고
무작정 카메라로 영화를 찍으면서 보고 듣고 공부한 것이 있다면
이곳에 와서 리뷰와 비평 글도 올리고 했었습니다.
또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자작 시나리오에 주제넘게 피드백을 남기기도 하고 그랬었죠 ㅋㅋㅋ
그 후에 학교도 다시 다니고 석사까지 졸업하면서 나름 작품들도 몇개 발표도 하고
십년 전에 이루고 싶었던 목표들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만
최근에 건강이 나빠져 고향에서 쉬는 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나니
창작계라는 것도, 에술가라는 직함도 돌이켜보면 꽤나 허무한 것이 아닌가 싶은
회의적인 생각도 드네요. 어릴 적에는 에술가란 직함이 왜 이렇게 멋있어보였는지...
막상 지금 와서 돌아보니 마냥 예술가가 멋있어 보이기만 했었던
십년 전의 그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필커도 언젠간 다시 그 때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고 싶네요
그 때 자주 보이며 함께 영화 이야기를 나눴던 유저분들도 그립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