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영화를 만나러 가는 길목은 무척이나 어둡고 스산한 바람이 이는 곳이었다.
그 골목길은 마치
사라진 국도 극장과 스카라 극장 사이의 을지로 밤거리를 연상케 한다.
유령처럼 배회하며 다다른 그 길 끝에는
마치 외로운 울림이 영화관 너머로부터 들려오고 사라져 가는 듯한 느낌으로
크리스탈 상드리에가 설치되어 있는 복도와
찌린내가 나는 듯한, 메케함과 메아리 같은 울림들이 가득한 옛날 극장이 서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 곳엔
'연인 전용 비디오방(?)'의 간판과 거대한 멀티 플렉스 극장 건물이 서 있었다.
골때리는 영화였다.
팀버튼에
록키 호러 픽쳐 쇼에
'똥싸는 소리'에
미노타우로스 신화를 패러디한 한국 최초의 괴수영화 '소머리 인간 미노수 대소동'에
데몬스에
'막내린 극장에 홀로 앉아 있는 건 가슴이 바닥난 사람만이 하는 짓'이라던 대사에
안구에 육즙이 흐르며
영화의 꼬라지와 꼴값이 아라한의 경지에 다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맛봤다.
오옷~! 이게 얼마만에 맛보는 감동의 쓰나미인가..
지금 이 리뷰는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방울로 타자를 치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닥치고 삼거리 극장!!
우겔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