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금순아>>

sandman 2002.10.10 18:05:14
아주 오래전...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을 시도한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그러다 과연 여자 액션이 제대로 나올까 하는 의심아닌 의심에
결국은 차일피일 하다가...
<조폭 마누라>가 나오자...
오호 저렇게 푸니 재밌네 했다....

그리고 '아나기-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모임을 보고
언젠가 아줌마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지가
아나기 창설 되었던 때와 같이 할 것이다.
그 시절 어느 추리소설을 읽고 유도 대표선수 출신의 아줌마가
범인을 잡는 줄거리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클클.

.
.
.

언젠가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이하 존칭 생략)과 술자리에서
이 굳... 이 나오기 도 한참 전...(약 6년전 쯤 되겠다)
테오 앵겔로폴시스(안개속의 풍경이 유명하죠? ^^) 영화 이야기를 내게 해주면서

한 군인이 휴가를 받았는 데 그 휴가 기간이라는 게
'자신의 집으로 가서 어머니에게 "저 휴가 나왔어요"라는 말한마디 하고
다시 군대로 복귀해야 되는
아주 짧은 휴가를 받아서 어머니를 보고오는 그 과정'을 이야기 하며

내게 "재밌지 않어?" 하면서 혼자 막 웃을 때 난 혼자
그것이 재미있나? 재미있나?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라며 혼자 막 되내이곤 했었다.

그리곤 굳...의 시나리오를 받아 봤을 때
말은 차마 못했지만
나의 걱정은 단 하나였다.
시나리오는 재미있는 데
금순이가 쫒고 쫒기는 그 과정들이
어떻게 긴장과 스릴을 늦추지 않으면서 끝까지 그 힘으로 끌고 나갈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었다.

(생각하는 가 한국영화 <런 어웨이>.
그 쫒고 쫒기는 과정을 초반에 너무 힘을 빼버려 중후반부에
관객이 지루해 했던..
아니 관객이 아닌 내가...)

그리고...
기자시사회를 못간 나는
먼저 왔다간 사람의 그다지 밝지 않은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을 때
또 걱정이 앞섰다.

(그 이유는 바로 전날 <이사이사>시사회를 봤기 때문이다.
A SSI....
이사이사 처럼 나왔으면 어떡하나....

막간이용 <이사이사> 20자 평.
- 아름다운 음들이라도 아무렇게나 치면 불협화음이 된다.)

정말 아는 사람은 안다.
친한 사람이 영화를 찍었는 데
보고 나서 그 사람 얼굴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앞서는....

일반시사라 그런지
객석의 반응은 무척 영화를 감상하기보다는
영화를 즐기는 분위기다. 옆자리 아가씨의 팝콘 먹는 소리.
김태우 씨 보고 자지러지는 소리.
뒷자리 아줌마의 전화 통화소리.
참다 못한 같이 간 일행이
영화가 시작되자 핸드폰 꺼주세요 라고 일침을 가한다.

영화가 시작 되었다.

ㅋㅋㅋ

관객은 흔히 자질러 진다.
그리고 난 신나게 웃었다.

(아마 투캅스 이후로 맘 편히 웃어 본것 같다.)

그리곤 이야기 한다.
앞으로 5작품은 최소한 더 찍겠다....

지방 방송 끝...

스튜디오 나와라 오버....

본방....

인물 설정은 우선 국가 대표 출신 여자 배구 선수라서
앞서 이야기한 여자가 남자의 빰을 갈기고 그 남자가 한방에
나가 떨어 지는 상황에서 객석의 여자들은 통 쾌해 한다.
(배두나가 액션을 취해 나가 떨어지는 남자들이 총 3분류다.
원조교제 하려고 여고생 꼬드기는 30대 중년.
남편 직장 상사이면서 남편을 업신 여기고 덩달아 자신 까지 업신 여기는 직장 상사.
그리고 사건의 발상인 바가지 씌워서 왕창 돈받아 먹으려는 악덕 단란 주점 남자.

참 거기에 조미료 하나 가 있다....)

막상 본방을 하려니 별 할 말이 없네...

여하간...
(근데 뭔말을 했나 지금까지...
휴게실로 옮길까.. 쩝...)

초반에 서술한 대로...
한 아줌마가 새벽 5시 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니 겉으론 그렇다.
그러나 그 아줌마의 밤거리 남편 구출기에
흔히 볼수 있는 유치 코메디에서 그치지 않고
감독의 의도를 다행히 읽어 낼수 있다.
도시의 밤거리 풍경을 나름대로 집어 넣은 것이다.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다가 자신에게 주어진 맥주를 삥치다가
쫒겨 나는 조선족 아줌마,
포장마차에서 자식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웃....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짝사랑하는 양아치....
주위 사람 생각도 안하고 혼자 막 이야기하는 동네 할머니...
시장의 고등어 파는 사람..
그리고 시장의 부량아..
등등등...

모두에게 따듯한 시선을 주고 있는 감독에게서 심성을 느낀다.

참.. 마지막 스탭 타이틀에서 영사실에서 못자르게
재미있는 코드 하나 더 넣어 놓았다.
불켜지고 나가던 관객들, 다시 멈춰서서 한번 더 웃고 간다.
클클

여하간...
쓰다보니 영화 재미있다고 뻐꾸기 날린 듯 한데...
그럴수도 있죠 뭐 ^^;


마지막으로 나의 20자평...

아나기...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다"를 확인한다.

추신: 영원한 딜레마를 극복한... 관객에 맞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