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부끄러움, <GO>

sandman 2001.10.18 17:23:12
요즘 영화를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해프닝식으로 보게 된다.
왠일인지....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약속을 취소할까 까지 생각하다가
시사회장에 가게된 나는...
줄거리나 뭐 여러가지들에
별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다.
단지 부산 국제 영화제 초청작이라는 타이틀이
공연한 시간을 빼앗기진 않겠지 하는
스스로의 위로감에...

기자 시사회라는 데
기자는 많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난후에
진짜 기자들이 많이 와야 하는 영환데....
라는 느낌...)

자리에 않아
코리안 타임을 어김없이 지키는 주최측에
약간은 짜증나기 시작해서
또 공연히 시간 빼앗기는 영화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영화가 시작 되었다.
(실제로 조폭 마누라를 볼때
30분마다 한번씩 시계를 보게 만든...
하지만 이 영화는 마지막 권이 바뀔 때
시계를 한번 본 것이 전부다....)

이와이 순진가 하는 사람이 조감독을 했고
명계남씨와 김민이 출연 했고....

영화를 보는 순간 계속 부끄러운 느낌이다.

이 영화는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임에도...

재일동포가 느껴야하는 일본 사회의 삶을
시종일관 재밌기도 하고 ...

역시 베스트 셀러를 영화한 영화 답게
대사의 멋진 부분이 중간중간 보인다.

아~~
더 이상 글을 쓸수가 없다.
무수히 느꼈던 무수한 감정을
어찌 몇개의 단어로 표현하리....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주인공의 남자 친구가
'너 걔에게 너의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것 아니니?'
했을 때
그것이 뭐지?
도대체 뭘까?
내가 영화를 놓친 게 있나?
했는 데
결정적인 순간에
그 주인공 친구가 고백한다.
'재일 동포 한국인이라고...'

순간 난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영화는 그 이야기인데...
그들에게 무지 중요한 것인 데
난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여하간
감독은 시종일관 말하고자 함을 놓치지 않는다.
전체 주제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이야기 축으로
재미와 감동(큰 감동은 모르겠지만..
오래 기억이 될...)을 이끌어 냈다.

우리가 흥행이 최고하며
메세지 없는 영화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우리가 가장 미워하는 일본인들이
재일동포 라는 이야기를
일본의 가라성 같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특유의
디테일의 감성이 살아있는....

아 두사람의 데이트 장면...
참으로 감동적이다.
값 싸게 아름답게 그리고
메세지 까지 곁들여서....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를
일본인들이 하고 있다.
주인공의 분노 섞인 장면의 목소리
눈빛...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았다는...

그런 느낌이다.

20자 평?
이건 우리가 만들어야 했을 영화다.

홍보팀이 만들은 전단 내용중..

이건 정말 한국영화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별?
4개 주고 싶다.
5개는 왜 아니냐고?

나도 모르겠다.

그럼 4개 반 주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