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웬... <엑스칼리버>? ^_^;;

marlowe71 2001.08.15 02:06:49
며칠 전 케이블TV를 밤늦게 보다가...
이제 그만 자볼까나 하고 있었는데 그만,
존 부어맨 감독의 작품 <엑스칼리버>가 화면 오른쪽 상단에
조그맣게 떠 있는 걸 봤다.
'그래... 처음만 잠깐 보구 자야지...'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다가
끝까지 보고 말았다... 두 시간이 약간 넘는 것 같던데.

벌써 십 몇 년 전에 서대문 푸른극장에서 봤을 땐
도무지 무슨 얘길 하는건지 알지도 못하면서 보고말았는데,
세상에나 이렇게 재밌을수가.

...아서왕의 아버지인 유서왕으로, (비교적) 젊고 새파란 모습의
가브리엘 번이 등장하는 걸 보고는 재밌어 하다가,
그리고 '우와 역시 '은빛갑옷의 기사' 란슬롯이 멋있는 넘이야'라고
그 갑옷의 번쩍거림에 감탄하면서 보다가,
역시 (비교적) 젊고 새파란(?) 모습의
리암 니슨이 원탁의 기사들 중 한 사람으로 나오는 걸 보다가,

어느 순간부턴가,
마치 <스타워즈>를 보고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원탁의 기사들의 갑옷과 그 뒤뚱거리는 모습이
C3PO의 모습처럼 보인다 싶더니만,
그러고 보니 마법사(에구 이름이 뭐더라)의 역할과 이미지가
루크 스카이워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던 오비원 케노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앗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 세트로 만들어졌을
저 카멜롯 성도 <스타워즈>와 비슷한 인상을....
아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아서왕의 모습과
기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지켜보면서,
<스타워즈>를 '신화'로 이해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스타워즈>가 영화사의 걸작이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근데, <엑스칼리버>가 한 수 위라는 느낌은 지울 수가...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