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창 영화사 부도건에 대하여...
keknshin
2006.04.29 21:24:09
C.G팀입니다. 얼마전 다른 영화사에 영업을 갔다가 태창영화사 대표가 부도를 내고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얘기를 들었읍니다. 그래서 감독님과 스텝들 몇 분과 전화 통화를 해서 사실확인을 했습니다.
저희는 스캔,레코딩,색보정등의 계약 대행까지 하였습니다. 정말 믿고 시간에 쫓겨가며 작업해 주었는데 너무 화가나고 태창영화사랑은 계약안해도 전 믿는다며 스캔,레코딩,색보정등을 해준 업체들에 너무 죄송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제 그 소식을 듣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태창 영화사가 신생영화사도 아니고 몇 십년간 영화일을 해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단지 돈을 떼먹고 달아났다는 그 사실보다도 그렇게 오래 영화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 생각한 방법이 너무 치졸해서 화가 납니다. 저희 말고도 피해를 본 스텝들과 업체들이 더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경우 어떠한 해결방법이 없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니 정말 고의로 부도를 내고 도피했다면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리라 짐작이 되면서도 이글을 올립니다. 영화는 흥행을 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시작과 결과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스텝들과 배우들이 땀을 흘렸는지 그걸 모르는 인간이라면 제발 영화를 하지 말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피해를 보고 가슴에 상처가 남은채 영화계를 떠난 사람들이 나가서 도대체 무슨얘길 하겠습니까?
요즘 영화 시작전 고사하는날 보면 대박나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500만, 1000만 하면서...하지만 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영화의 성공의 가장 중요한 척도이여서 그런지 아님 마음속으로는 다들 좋은 영화 만들기를 기원하지만 말로는 재밌으라고 그러는 건지. "어느 고사때 모 영화사 대표가 고사 중간에 너무 소란스럽고 어수선해서 잠시 호통을 치시고 좋은 사람들이 만드니 좋은 영화가 될 거라 기원한다는 말씀을 하신게 기억납니다.
영화인들조차도 단지 영화를 돈벌이나 흥행, 자신의 명예를 높이는 도구로서만 바라볼때 영화는 문화의 첨병이며 척도다라고 스크린 쿼터 축소에 반발해 국민들에게 던지는 외침들이 얼마나 덧없는 공염불인가? 생각해봅니다.
다 같이 힘든 시대에, 망한 기사보다는 흥한 영화들에 대한 천문학적 액수의 수입만이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그런 와중에도 조금만 영화에 관심있는사람이면 턱없이 적은 스텝들의 급여, 열악한 처우문제등을 다 알수 있는데 그들이 그 상황에서 잘못 판단하는 걸까요?
좋은 분들과 영화 얘기를 하면서 술마시는 자리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늦게마나 영화계에 CG로 입문을 했지만 영화와 영화 만드는 쟁이들을 좋아하게 되버린 사람입니다.
어렵게들 영화만드시고 고생하시며 사시는 많은 스텝들이 있습니다.
구멍난 돈은 일해서 제가 메꾸면 됩니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를 만드시는 분이라면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이 영화에 대한 사랑만 있는, 그런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사람들 마음에 메꿀수 없는 생채기 남기지 마십시오.
흥행을 못해서 부도가 나도 식구들이 미국에가서 살 경비는 마련해 놓으셨나보군요. 다른 어떤 대안이 없으셨는지
다들 영화를 찍으며 친했던 분들인데 사정 얘기를 하고 풀어 볼 방법은 없으셨는지?
아님 제가 상황을 잘 몰라 그렇지 어떻게든 처리하시려고 준비 중 이신지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