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동자 여러분! 한 말씀드립니다.

crow 2006.02.10 01:45:52
저는 crow 라고 닉으로 스크린쿼터문화연대 게시판에서 개티즌과 한판 뜨고 있는 사람입니다.
독립영화인이라고 하지만 늦은 나이에 영화쪽에 입문하여서 지금까지 작품은 한 작품 밖에 없는 초자 입니다.
아직 영화현장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분들의 노고는 주위의 지인를 통해 늘 듣고 있습니다.

일갈하고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영화계의 이슈는 당연히 스크린쿼터입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저의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영화노조는 스크린쿼터싸움이 끝나는 대로 영화노동자의 생존권싸움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지금과 같은 호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스크린쿼터 싸움에 있어 일반대중들의 일류급 배우들의 높은 개런티에 대한 반감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의 제작비 상승에 상당부분은 배우들의 높은 개런티이며 영화노동자들에게는 이 대한 해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다는 것은 영화노동자들에게는 매우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즉, 영화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알리는 선전홍보가 일정정도 이루어 졌고 이제는 수면으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영화계 모두가 스크린쿼터 사수 싸움에 매달려 있는 환경에서 노조를 조직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입니다. 영화노조는 작년에 출범하였지만 아직까지 조직화와 파워 면에서 많이 미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환경에서 조합원을 모으고 조직화하는 사업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본가라고 할 수 있는 제작자들로 부터의 방해와 탄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 사수투쟁에서의 조합원을 조직화 하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호기이며 외부적으로도 안티를 걸 명분이나 탄압을 생각할 수도 없을 부분이라는 것 입니다.
당장 생존권투쟁이 아니더라도 조합원을 조직하는데 큰 싸움만큼 좋은 호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스크린쿼터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 현재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승리의 형태가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노동자들은 이 싸움에서 결코 객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영화노동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몇몇 스탭분들이 배우들과 비교되는 비참한 처우에 대해 비관하여 스크린쿼터 될대로 되라는 식의 의견을 내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것은 이후의 처우개선을 위한 싸움에서도 현재의 스크린쿼터 싸움에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영화배우들과 제작자 분들에 의해 스크린쿼터싸움이 이끌어 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간다면 영화배우들은 조금씩 뒤로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것입니다. 싸움은 제작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겠지만 영화배우들이 빠진다는 것은 총알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총으로 바꾸던지 총알을 장전해야 겠지요.
그 시기에 맞춰 영화노동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스크린쿼터 사수의 싸움의 축을 배우 제작자가 아닌 영화노동자, 제작자의 구도 아니면 배우 제작자 영화노동자 이 3자 구도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리고 싸움이 정리되는 즉시 제작자대표와 영화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협상시 제작자대표들은 한국영화의 제작여건등을 제기하며 조금만 참아 달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때 "우리는 스크린쿼터사수를 위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이제는 우리자신을 위해 싸워야 겠다" 라는 것으로 무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영화노동자, 영화노조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싸움에 임하야 할 것입니다.

87년 6월 항쟁이후 바로 노동자대투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겼습니다.
상기하시길 바랍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올려보았습니다. 이미 머리 속에 그리고 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상기 해주시길 바랍니다.
미천한 저의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크린쿼터 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