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축소 찬성 과연... 매국일까?

mdmeister 2006.02.09 09:11:12
고등학생시절.. 친구따라서 명동으로 데모하러 다니는게 '재미'있어하던 시절..
"호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다가 최류탄피해서 명동 골목골목을 요리조리 도망다니는게 단지 재미있었죠.
지금도 그때의 구호가 무슨의미였는지는 모릅니다. 단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기억밖에는...
시위도중에 같은반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를 통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죠.
수업시간에 그녀석이 그러더군요.
'너 영화 안할래?'
그 한마디에
'응 할래'
...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관심갖게된 영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현장에 들어갔는데 그때가 88년도 였습니다.
그후 지금까지 숱하게 많은 다른일들을 해오면서도 나는 언제나 영화하는 사람 이었습니다.
시작할때도 그랬지만 지금까지 영화를 하면서 경제적으로 풍족했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치고 힘들고 배고프기만 했었죠.
하지만, 나는 사알짝 배고픈 이 영화라는게 더 좋습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 뭐 이런 의미가 아닙니다.
나는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나를 때론 힘들게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구성'하는 한 요소이기때문에 미워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하면서 했던 또 하나의 생각.

-나는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을 생각이 전혀 없지만,
우리나라의 영화발전을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을수 있다-

지금은 많이 퇴색되긴했지만 지금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아주뜨겁게 열정적으로 사랑해본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열정적'이란 단어를 신뢰하지 않는 성격탓도 있겠지만..

암튼
저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는거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영화발전을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던사람의 주장으로는 좀 거시기 하지요?
ㅎㅎㅎ
예전에 제가 썼던 글에 대해서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오락가락한다고..

아무튼 영화하는 사람들중에서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을겁니다.
이 영화커뮤니티 안에서 그런 소신을 밝히지 못할뿐이지 분명 있을겁니다.
제가 목숨걸고 주장하는 "다양성 존중"차원에서

축소찬성의 의견에 대해서도 존중할수 있는 그런 영화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쿼터축소찬성에 대해서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당신이 혜택을 받은게 없다고 해서 공멸을 주장하는 거냐...'라는 식의 매도는 하지 말자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