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스템.....?

Cowboy 2001.04.30 00:01:45
DP System 이란 촬영감독이 영화영상의 기본인 구도와 조명을 총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의 촬영부와 조명부의 불화를 없애고 한사람이 영상을 책임지는 구조다.  한국의 많은 촬영감독들이 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모든 시스템은 강점과 약점을 겸비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이 시스템의 조기도약은 한국영화의 특성상 적지 않은 문제점을 동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DP System의 구조

촬영감독
    |
Camera Operator
    |
1st Assistant Camera  --       Gaffer         --    Key Grip
    |                                         |                      |
2nd Assistant Camera  --  Best Boy Electric  --  Best Boy Grip
    |                                         |                      |
Clapper/Loader         --      Electric        --       Grip

같은 선에 있는 직책은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위는 미국 영화의 구조다.  이 구조를 한국영화에 반영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다.

1.  한국에는 Camera Operator 또는 Operating Cameramen이라는 직책이 없다.  C.O.는 감독과 DP와 상의해 카메라의 위치와 구도를 잡는다.  Camera Operator는 영화의 모든 카메라움직임을 책임지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는 DP가 직접 카메라를 잡아야한다.  일이 많아지면 시간이 많이 걸리던가 카메라, 조명, 한쪽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2. 가끔 개퍼(Gaffer)라는 직책이 영화에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편리상 조명기사라고 대답할 때가 많다.  하지만 개퍼는 조명의 실무적 책임자다.  개퍼는 조명을 다루는 기술에 있어서 촬영감독을 능가해야한다.  그는 모든 조명의 특성을 알아야하고 촬영감독이 원하는 빛을 만들어 내기위해서 조명 의 종류와 양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  그는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여야하며 새로운 방법론과 기술을 발전시켜야한다.  책임자로서 부서의 모든 인원을 통설 할수 있어야 하며 조명의 관해서는 절대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실제로 Hollywood 에서는 촬영감독을 능가하는 개퍼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촬영감독과별개로 많은 호응을 받는다.  촬영감독이 장교라면 개퍼는 실전에서 병사들을 이끄는 병장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독창성과 지식을 가진 개퍼가 없다.  촬영부출신의 개퍼가 많고 촬영감독과 조명부를 잊는 매개체에 불구하다.  촬영감독의 지시를 실행하는 일 보다는 촬영감독을 보안할 수 있는 책임자가 되어야한다.

3.  한국에서의 키그립(Key Grip)은 이동차나 카메라크레인을 다루는 특수직을 말한다.  DP 시스템에서의 키그립은 조명의 모든 설치와 안전을 관리하는 책임자다.  키그립은 모든 면에서 개퍼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헌팅, 사전회의에 개퍼와 동참한다.  키그립은 이론과 경험을 토대로 영화제작과정을 안전하게 관리한다.  모든 설치의 안정성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하며 영화에 쓰이는 모든 장비를 알아야한다.  키그립의 다른 일은 빛을 ‘다듬는’일이다.  개퍼와 Electric(말 그대로 전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조명을 세우면 키그립과 그립들이 안전을 보안하며 디퓨전이나 고보들로 빛을 다듬어내는 일을 한다.  한 촬영감독이 조명은 빛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 말할 정도로 빛을 다듬는 일은 중요하다.  한국영화 크레디트에는 키그립이라는 직책을 맡은 사람이 여러 명 등장한다.  Key라는 말은 Head라는 말이다.  한 팀(그립)의 책임자라는 뜻이다.  여러 명이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책임을 맡을 수 있는 키그립은 한국에 아직 없다.  나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스탶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참고로 개퍼는 번개가치는 날은 발전기를 끄고 촬영을 종영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키그립은 위험한 조명설치나 인물배치를 거부할 수 있다.

4.  한국은 촬영부의 인원이 너무 많다.  보통 4,5명에서 많게는 8명이 있는 촬영부도 있다.  DP 시스템에서의 촬영부는 3명이다.  장비가 많거나 이동이 많을 땐 카메라 인턴이나 3rd를 사용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3명을 고수한다.  1st는 포커스 (노출은 촬영감독과 개퍼가 본다) 2nd은 장비관리, Loader는 로딩과 기록을 맡는다.

5.  Best Boy란 개념은 한국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B.B.는 한국의 조명 1st다.  이들은 맡은 부서의 장비와 소모품을 관리하며 필요에 따라 팀을 구성한다.  미국의 메이저 영화에서는 이들은 전화에 붙어있는 시간이 촬영장에 있는 시간보다 길다.  그만큼 B.B.는 자기 부서의 준비를 철저히 한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준비들이 조명에 대해서 무지한 제작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엉뚱한 장비가 현장에 나타나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결제는 제작부에서 하되 실무적인 대화는 B.B.를 통해 장비대여점이나 소모품판매점 과 연결되어야 한다.

말한 대로 한국의 DP 시스템은 수렁이 많다.  닭이 먼저일까 아니면 달걀이 먼저일까.  시스템이 없이 전문직이 형성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인력이 소화할 수 없는 시스템은 불화를 낳기 마련이다.  한국의 DP 시스템화의 활력은 촬영부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이 독창성 있는 조명인력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  나의 생각은 조명부 안에서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조명에 몸담고 있는 인원들이 보다 깊은 전문지식을 습독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성해야한다.  DP 시스템은 촬영감독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다.  많은 전문부서들이 자존심 보다는 자부심을 앞세울 수 있는 운영체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