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기사 '한국영화 퇴행의 징조 5가지'를 읽고서...

JEDI 2001.03.28 20:06:50
씨네21 지난주호에 요즘 한국영화의  문제점들에 대해 짚은 기사가 났다.
같은 주제를 위해 개설된 지금 이 토론 게시판은 썰렁하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토론이 좀 더 활기를 찾기 바라는 마음에서 간단하게나마 그 기사의 내용을 간추려 보려고한다...
사실은 걍 퍼다가 기사 전문을 도배를 해볼까하다가.....
.... 필름메이커스가, 남의 사이트 내용 베껴서 때우는 사이트가 되면 안되니까...
하여튼..간단히 말해보면 이런 내용이다.

1.죽음에의 집착 : 대체로 주인공들은 죽는다.. '아마도 그건 주인공이 죽음을 향해 돌진하거나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그 순간이야말로 관객에게 어떤 미적·감정적 희열을 전달해줄 수 있다는 논리의 산물일 것이다' 라고 기사에는 써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히려 그건 논리의 부재와 빈약한 상상력의 소산일뿐이다.

어쨋든 맞는 말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나오는 한국영화들.. 한명쯤 안 죽는 영화가 없다.

2.지워진 가족:  주인공들외에 그의 가족들이 안보인다는 얘기다. 이 역시 이야기를 너무 얄팍하고 안일하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들의 실제 일상속에서는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 그런데 영화속의 인물들은 그렇지가 않으니... 뭔가 문제가 있는거지..

3.오인된 일상성: 그래..이거 요즘 한국영화 보면서 참 짜증나는것중의 하나였지.
'일상성은 언제부터인지 한국영화의 미학적 유행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유행은, 모든 유행이 그렇듯 추종자들에게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사소한 것에서 갖가지 에피소드와 우스갯소리를 뽑아낼 것, 극의 흐름은 절제의 이름으로 잔잔하게 갈 것, 시대상은 가능한 무시하고 순진한 척 굴 것 등이 그것이다.'...
옳은 지적이야.... 아...참 영화하기 어렵다... 언제는 8월의 크리스마스 보고 좋다고.. 그 일상적인 디테일이 좋다고 난리더니..이제는 또 오인된 일상성이라는 어려운 말을 써가면서 흉내도 내지 못하도록 하고있으니...

4.강박적 유머: 웃겨야한다는게 보인다는거지...

5.난무하는 가학과 엽기: 요즘 '엽기'라는 말들이 지나치게 난무하고 있으니..영화판이라고 그걸 그냥 넘어갈리는 없지..

그러고보니..지금쓰고있는 내 시나리오는 위의 다섯가지가 모두 걸린다.
...주인공은 죽고..그의 가족들은 한 서너씬밖에 안되고..사건은 없이 오로지 주인공의 일상으로 영화 하나가 다 채워지고.. 별 희한한 '엽기스러운것' 들만 열심히 머리 짜내서 중간중간 박아놨으니....

아.... 이게 내 한계였드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