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혜 이사님 명복을 빕니다

gkdisehf16 2009.05.17 21:44:22
한국영화계가 한 명의 인재를 잃었다. '도마뱀' '라디오스타' '궁녀' '님은 먼 곳에' 제작사인 영화사아침의 정승혜 대표. 영화판의 대표 마당발이자 휴머니스트였던 그가 17일 오전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44세.

고인은 왕성한 영화쟁이, 생각쟁이, 글쟁이였다. 89년 영화사 신씨네에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영화판에 발을 디딘 후 포스터 카피라이터, 마케터로 활약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사 씨네월드에선 '아나키스트' '간첩 리철진' '달마야 놀자' '황산벌' 등을 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를 기억나게 하는 건 그가 탄생시켰던 '결혼이야기' '투캅스' '왕의 남자' '투사부일체' '공공의 적' '친절한 금자씨' 등에서 빛난 주옥같은 800여편의 영화 카피.

"도대체 그 영화카피 어떻게 만든 거냐"고 술자리에서 물으면 "맨입으로 알려고?"라고 따뜻한 면박을 주던 고인의 환한 웃음을 떠올리며, 그녀가 탄생시킨 영화카피를 몇 편이나마 추억해봤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받은 만큼 드릴게요..정말이지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친절한 금자씨)
'믿음 소망 사기, 그 중 제일은 사기니라'(할렐루야)
'여자의 비즈니스는 유혹'(폭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매트릭스2)
'다섯명을 죽였다..용서는 바라지 않는다'(오로라공주)
'내공 걸고 밀어내기, 목숨 걸고 버티기'(달마야 놀자)
'꿈에서 해도 죄가 되나요'(몽정기)
'모르는 척, 안가본 척, 처음인 척'(산부인과)
'그들은 민중의 곰팡이'(투캅스)
'양다리는 부러운 짓이다'(결혼은 미친 짓이다)
'라면과 사랑은 속을 아프게 하지만 거절하기가 너무 힘듭니다'(봄날은 간다)
'지독한 범인 악독한 형사'(공공의 적)
'제가 평범해 보이나요'(아멜리에)
'아줌마가 일어섰다..다 죽었다'(굳세어라 금순아)
'인생은 타이밍이다'(광복절 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