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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silbob
2002년 04월 17일 13시 40분 47초 6538

봄,몸살...  


꽃잎 날리는 곳으로 가고 싶다
흐드러지게 꽃몸살하는 나무들,열꽃에
말려 올라가는 푸른 잎사귀들
설 몸 비벼 푸르게 그늘을 만들어 내고
있는 그 곳으로 가고 싶다
바람에 푸새항 잎사귀들마다 매달려 있는
초록의 눈망울들, 종일 그 그늘에 누워
기다리면
푸르게 가까이 다가와
닿을 수 있을
하늘, 그 보다 맑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종일 나무들 제 몸 부비는 소리 들으며
바람에 흘낏 흰 뼈만 남은 나를 대어 본다
꽃잎 날리는 곳으로 가
흐드러지게 꽃가루 속으로
곱게 섞여 올라가
닿을 수 없었던 그를
꽃바람 속에서 에워안고 싶다


정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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