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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한국영화 호황의 그늘

mousecat
2002년 02월 03일 01시 57분 13초 8136 1
문화일보 1월31일자 기사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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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에서>한국영화 호황의 그늘


오애리 기자/aeri@munhwa.co.kr



지난해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8년만에 흥행감독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곽재용감독을 만났을 때, 그는 “누구보다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 사이 준비하다 중간에 ‘엎어진’ 영화만 6편, 햇볕 한번 보지 못하고 책상서랍에 처박힌 시나리오는 수십편에 이른다니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옆에서 지켜본 아내의 고통이 어땠을지 짐작간다.

긴 고난의 시간을 보낸 뒤 성공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 특히 가족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영화인들의 가족을 향한 감사 고백은 남다른데가 있다. 예전보다 사정이 나아졌다해도, 일의 특성상 불안정한 고용환경때문에 부모형제나 배우자의 도움없이는 가정경제를 꾸려나가기 힘든 ‘캥거루족(族)’ ‘온달족(族)’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감독이나 제작자는 좀 나은 편이다. 작품 한 편으로 성공하면, 억대 개런티를 받는 스타 감독이 될수도 있고, 여기저기서 차기작에 투자하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촬영현장에 나가보면, 첫째 카메라 뒤에서 일하는 ‘무명용사’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 놀라게 되고,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데 다시한번 놀라게 된다.

‘엽기적인 그녀’의 스태프들은 영화용 두꺼비를 잡기 위해 여러날 개천가를 이잡듯 뒤졌는가 하면, ‘나쁜 남자’의 스태프들은 진짜 정신봉으로 머리를 두들겨 맞아야 하는 주연배우 조재현씨의 ‘행운’을 빌기 위해 촬영장 주변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야 했다(24일자 본지 30면 ‘메이킹 히스토리-나쁜 남자 만들기’ 참조).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인 복지향상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란 흥미로운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지난해 현장 스태프들의 모임인 ‘비둘기둥지’가 처우개선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긴 해도, 이번 연구결과는 대다수 영화인들이 얼마나 열악한 경제상황에 처해있는가를 새삼 입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스태프 중 대졸 학력 이상이 64.9%로, 국민전체 중 대졸이상자 19.7%(99년 통계청)보다 훨씬 고학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월평균 가구소득액(200만원)은 도시근로자 가구(98년 기준 213만원)보다 낮았고, 총 저축액(평균 925만원)도 서울시 근로자가구 총 저축액(99년 기준 1959만원)보다 크게 적었다. 고용형태는 비정규 계약직이 절반에 가깝고, ‘가정경제 주소득원’을 묻는 질문엔 1순위가 ‘부모’(42.7%) ,2순위가 배우자(8.3%)다.

노후 준비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48.2%나 됐다. 그런데도 놀라운 것은 ‘전직 의사가 없다’는 사람이 71%나 됐다. 내일을 기약할 수는 없지만 영화가 좋아서 평생 영화만하고 싶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란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영화 호황은 말단 스태프들이 흘린 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들에게도 ‘호황’의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은 언제일까.

/오애리aeri@munhwa.co.kr





2002/01/3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2.02.04 14:04
199?년 도 인가?
거의 작품들이 엎어지고 반복을 해서
완전히 맥이 빠져 있을 때 중견 감독님의 사무실에
자주 찾아 뵙고 술자리 같이 가고 한.. 생각이 떠 오르네요...

그러다가 사무실에 감독님이 안계셨을 때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노동청인가 노동부에서 온 공문 한통이 보였었습니다. 그 내용은 제게 대단한 충격이었는 데요...
내용이란...
귀 회사의 직원들이 노동부가 정한
최저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가에 대한
회신을 요구하는 일종의 내용증명 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도 이 통지물이 각 영화사에
한해 한번 배달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아마도 보시지들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 까지도 변한 것은 크게 없고...
계약직이라서 그런 건지...
여하간.. 좋아서 일하는 것과
좋아서 일해도 보수가 따라가는 것..
좋아서 하는 것과 실력이 있는 것..
단지 일자리를 못 찾아서 영화 쪽에
적은 보수라도 폼 잡으면서 일하는 것..
등등은 차이가 많이 날 것인 데...
중요한 것은 헐리우드 조차 대다수의 스탭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실 생활비를 미국 사회의 잘
되어 있는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생활을 하고 있지요...

우리는 아르바이트 시간도 안주고 있는 상황 입니다.
항상 준비 상태로 있어야 하니...
돈을 많이 못주면 시간이라도 지켜
스탭들이 아르바이트라도 하게 해야 하는 데...
정말 언제쯤 고쳐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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