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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생각해볼문제..

lizard
2001년 10월 13일 07시 12분 05초 5293 3
한 쪽 구석에서 영화하는 사람으로서....밑에 글에 잠시 발걸음이 멈췄다가게 돼네요. 영화싸이트 한계시판에서 퍼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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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기도 한 학교의 선생이자 교장입니다. 어제 대학교 다니는 딸아이와 함께 극장에

갔지요. 서세원씨가 제작했다는 조폭마누라입니다. 처음에 딸아이가 제목을 말하길래

나이든 제가 느끼기엔 좀 제목이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만 아무튼, 보러갔죠.

극장엔 1년에 1,2번 갈까요...주로 가족하고 가는걸 원칙으로 하지만 딸아이가 아버지

웃게 해준다고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둘이 갔습니다. 부녀지간이 좀 유별난지라

이런 여가활동이 빈번한 편이죠. 아무튼, 영화를 보고 있으니까 딸애와 이렇게 서먹한

적을 느끼는때가 정말 한번도 없었던것 같습디다.

야한 장면은 없었지만 오히려 야한장면 보다 더 거북스러운 언어사용과 장면들이

나오더군요. 침삼키는것 조차 힘들지경입디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슬쩍 웃어

주기도 했지만 속으론 정말 영화가 빨리 끝나길 바랬죠. 이런 말씀 드린다는건 무례

한줄 압니다만 그래도 교육자이며 한 단란한 가족의 아비이기에 또 15세 이상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안심하고 갔는데 갑자기 당한 느낌이라 한 말씀 드리고자 딸아이에게

이 곳 물어서 쓰는것이니 양해바랍니다.

꼭 이렇게 표현해야 젊은이나 어른들이 재미있어할것인가 하는것에 대해 처음에는

세대차인가보다 하고 느꼈다가 나중에 딸아이의 시무룩해진 얼굴을 보면서 궁금해

지더군요. 서세원씨, 딸과 아들 그리고 조강지처 부인이 계시다는거야 다들 알지만

참 같은 아비 입장으로 부끄럽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극장에서 영화 상영이 끝나고 나올땐 정말 차라리 혼자 왔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합디

다. 극장을 빠져나오고 한참동안 딸아이랑 말이 없었고 그럴수 밖에 없었죠.

아무렇지 않은듯 내색하는것 조차 어색할 지경이였으니까요. 그건 딸아이도 마찬가지

였답니다. 비록 딸아이가 다큰 대학생이지만 중학생 부터 이 영화를 본다면 정말

교육자이면 아버지 역할의 입장으로서 참으로 난감합니다.

아이들이 주머니돈 써가면서 이 영화를 볼것이라 생각하면 정말 노파심에 화까지 치

밀어 오를것 같군요.

앞으로 가족하고 극장가는것이 쉽게 될지 의문이 드는군요. 미리 잘 알아보고 가지

않는 이상, 정말로 부녀지간이 한 동안 서먹했습니다. 서세원씨가 영화를 좋아하고

열정이 있다는걸 방송을 통해서 봤습니다만 이런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딸아이와 손잡고 영화를 보러간 아비를 생각해서 영화인들이 더욱 살펴서 만들어야

할것 같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deorental
2001.10.13 10:12
이거 정말 문제일세~~~쯧쯧쯧...조폭마누라...돈이 다가 아닌것을...
audreyburger
2001.10.13 13:43
모처럼 긴 명일 시즌을 맞이한 무수한 가족들이 이와 같은 상황을 겪었으리라 생각되서 맘이 영......................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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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1.10.15 16:51
참 문제네요. 쩝.. 따님이랑 갔으면 더더욱... 보지않고 그 영화 내용을 알수 없는 일반인들은 위와 같은 경우를 당하고 당하고 또 당할 텐데... 그러면 장기적으로 한국영화 관객 떨어 뜨리는 건데... 아.... 등급심의 위원회가 문제인가.. 아님 홍보 쪽의 문제인가.. 이건 분명 가족과 함께 볼 영화는 아닌데.. 포스트에 '따님이랑은 절대 오지 마십시요!' 붙혀야 하나... 나참... 영원한 딜레마 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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