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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하고 웃지요~

mee4004
2001년 09월 09일 16시 02분 18초 5354 1
혼자 여행을 와서, 그것도 태풍에 갇혀 옴짝달싹을 못하다 보니,
참 산다는게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화들이 옵니다.
'울릉도야' 하면 첫번째 대사가 '진짜?' 혹은 '누구랑 갔어?' 입니다.
'혼자!' 하면 다들 잘 안 믿습니다.  '솔직히 말해!' 그럽니다.
-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저를 관광버스 타는데까지 태워준 동생이 있습니다. 협궤열차라고... '그친구랑 통화해봐'라고 미뤄버립니다.

여자친구들이 전화합니다.
'언제와?' '야, 너 없으니까 압구정에 나갈일이 읍따!' 하면서...
술취한 녀석들도 가뭄에 콩나듯 전화합니다.
'가까운데서 술먹고 있음 얼굴 한번 볼라고..'

안도현씨 詩중에 "섬"이란 시가 있습니다.

섬, 하면 가고 싶지만
섬에 가면 섬을 볼 수가 없다.

역시, 여행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
그동안에 만났던 사람들.  마음을 준 사람들, 마음을 받은 사람들..
나를 반성하게 합니다.

"허허" 거리지만...가끔은 쓰라릴 때도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왠지, 삶을 더 사랑하게 되는 기분입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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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1.09.10 17:05
다녀오시면 정말 삶을 보는 새로운 혹은 잠재되었던 시선이 살아 나실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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