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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인정사정볼것 없다

kinoeye21 kinoeye21
2001년 03월 04일 15시 22분 44초 7201
인정사정 볼것 없다는 이명세의 개그맨을 시작으로 국내 감독으로는 보기 드물게 세트에서 느껴지는 장인의 숨결이, 드디어 스타일리쉬한 미학적 구도로 완성 되었음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첫사랑, 남자는 괴로워, 지독한 사랑에 이르기 까지 그는 만화적인 상상력과 뛰어난 미술적인 감각,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세트에서 모든것을 마스터한 장인처럼 배우와 조명, 그 곳을 점유한 공간을 조율하고 만든다.
새 천년에 다시 이명세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단순히 이명세가 세기말에 즈음하여 오랜 침묵 끝에 새 영화를 선 보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정사정 볼것 없다는 한국영화에게 작가주의와 상업영화의 경계의 접목을 보여준 동시에 작가 자신에게는 공간에서 시간으로의 새로운 양식의 실험이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며 또 다른 이명세 미학의 발견이기도 하다.
양식화된 이미지의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그 곳에 살며시 자리잡은 쫓고 쫓기는 인물들의 속도의 이미지는 이명세 자신 또한 정적인 인물 사이의 동적인 공간보다는 동적인 인물사이에 정적인 공간으로의 항로를 바꿨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바꿔 말하자면 화려하지만 인공적인 세트에 인물들을 밀어 넣기 보다는 감독 자신이 발로 뛰면서 얻은 형사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현장감각에서 느
낀 속도의 이미지에 인물들을 따라 자연히 공간이 배어들어 가게 하고 있다.
실제로 인정사정 볼것 없다에서 우형사의 추격신은 흡사 세트를 벗어나는 로드무비의 형식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이명세 자신은 다시 데뷔 시절의 개그맨으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하지만 이명세는 자신의 그 어떤 영화로의 회귀보다는 관객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자면 인정 사정 볼 것 없다를 통해 이제 이명세 자신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영화란 이야기나 드라마를 통한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 육체의 언어로서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일종의 자기 도전적인 실험을 통한 자기 극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는 오우삼이나 호금전이 말하는 액션과 발레 혹은 경극에서
의 부드러움과 역동적인 상반된 이미지를 차용하고 그 의미를 깨달은 듯하다.
실제로 달빛 아래의 박중훈이 박상면을 체포하는 시퀀스는 흡사 발레를 연상시키고, 빗속에서의 안성기와 박중훈의 대결 장면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와 웨스턴 장르를 연상시키는 근래 보기 드문 미학적인 씬을 만들어 냈다.
어쩌면 이것은 단순한 새로운 양식이나 미학적 발견이기 보다는 이명세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그러니까 작가주의 혹은 스타일리스트로서가 아닌 장인(스스로도 그렇게 칭하길 원하는)이 만든 한국영화에 대한 새로운 질문인 동시에 장르로서는 액션물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런 끊임 없는 이명세의 말걸기에 이제는 소수가 아닌 대중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 꺼리를 준비하고 또 어떤 스타일로 장인 이명세는 한국영화와 대중들에게 대화와 질문을 시작할 것인가?
사뭇 궁금해지지만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이미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뒷 받침하기라도 하듯 이명세가 헐리우드에서 새로운 영화를 구상 중이며, 인정사정 볼것 없다의 촬영 감독인 송행기 감독을 이미 미국으로 불러들였으며, 쟝르가 호러하고하니정말 흥미롭다. 순정만화와 같은 감수성과 호러가 장인정신과 만난다면?
헐리우드에서도 부디 인정사정 볼것 없이 영화를 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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