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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김영철 촬영감독님이 동우필름 홈페이쥐에 올린 제안서임다..

filmcrew
2000년 11월 25일 13시 22분 31초 6560 1
                      촬영감독 김영철의 제안서

        아시아의 중심에서 세계로 나아가려는 한국영화를 기획하시는 감독, 제작자, 투자자, PD분들에게 제안합니다. 국내에서도 이제 백여개의 개봉관을 거느리는 투자사, 제작, 배급하는 회사가 생겼고, 500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흥행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도 생겼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00만이라는 흥행기록은  쉽게 이루기 힘든 기록 이였지만 요즘은 심심치 앉게 100만 이상을 동원하는 영화들을 방화에서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한 여러 회사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투자, 배급도 많이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때 현장에서 묵묵히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비애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스텝으로 불리는 우리들의 삶의 고단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 제작비의 인건비는 무슨 근거로 영화에 입문에서 일생을 살아도 경제적으로 궁핍함을 면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 일까요.
소위 '노비문서'라는 계약서 한 장에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기존의-노예근성을 부추기는 일제 식민지시대부터 잔존해 온- 일방적인 갑과 을의 계약서로 위의 일련의 일들을 무마시키려 하신다면, 누구를 위한 한국 영화제작이고 누구를 위한 배급인지 묻고 싶습니다. 요즘같이 편수도 없어 노는 인력도 많고 싼 임금만 받고도 열심히 일하는 인력도 많은데 군소리를 한다고 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세기가 바뀌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여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에게도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영화의 촬영감독으로서 다른 많은 촬영감독과 마찬가지로 민주적인 대우를 받고자 하는 저는 납득하기 힘든 이 현실이 슬플 따름입니다. 촬영 인건비는 기자재 렌트비도 아니고 소품을 살 때 흥정하는 물건 값이 아닙니다. 더우기 비워두느니 싸게 빌려달라는 여관방 값이나 식사시에 공기밥 추가를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큰 대접에 몇 그릇으로 하려는 흥정과 같이 취급되어서는 안되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을 포함한 우리 촬영팀은 '그 팀은 비싸서 못 쓰겠다'는 입소문을 무릅쓰고서라도 최고의 팀이 되고자 노력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촬영팀 중 누구도 영화를 돈을 벌려고만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투자사의 돈을 벌기 위한 목적, 또는 제작사의 돈을 남기기 위한 목적, 그리고 동시에 좋은 작품을 남긴다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것과 달리 우리는 자존심 하나만을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의 얘기가 무리한 요구라면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촬영이 끝나는 날까지 웃는 얼굴로 일 할 수 있길 바라며, 스텝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는 영화사, 투자사가 되 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인건비/ 재계약/ 런링 게런티
* D.O.P.씨스템의 촬영감독의 인건비는   영화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면 순수 제작비에서 3-5%는 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때 150,000,000--300,000,000이라면 35,000,000--60,000,000원입니다.
촬영감독의 하루 인건비가 1,000,000원 이라면 40--60회면 40,000,000- 60,000,000원 입니다.
전반, 후반은 감안하여 월별(10일기준) 10,000,000원 이라면 4개월 이상 소요된다면,  40,000,000원입니다.

        위의 협의된 계약이후 10%의 일정, 회차가 오버되는 경우에는 별문제가 없겠지만, 서로가 이해 할 수 있는 한계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재계약(위의 개월별, 회차 기준 참고)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또한 촬영시작 전까지 여러 문제로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프리프로덕션 기간동안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은 추후 협의토록 하겠습니다. 또한 투자사의 투자원금이 회수되는 시점에서 런링게런티를 요구합니다.(이는, 저희들은 퇴직금 등 노후 복지의 부분에는 아무런 대책 없이 생활해 왔습니다. 혹자는 런링 부분은 투자개념으로 개런티를 다 받지 않아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위의 개런티가 정당한 개런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수당도 보너스도, 연금도, 퇴직금도, 근무시간도 없는 영화 촬영현장의 스텝들 인건비의 근거는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영화는 배고픈 예술이다. 근근히 촬영에 열중해 세월이 지난 후에는 집도 없이 쓸쓸히 현역에서 은퇴한 선배님들을 뵐 때 저의 후배들에게는 이런걸 물려 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재능 있는 후배들이 영화를 떠날 때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다고 비웃을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영화를 하는 일에 보람을 갖고 전념 할 수 있는 생계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대책의 대안으로 흥행에 성공하면 그 영화의 배급에 관계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그 영화를 현장에서 만든 사람들과 소득의 재분배를 통해 제작시의 경제적인 부담 없이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의 스텝이라도 생활의 안정을 얻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편집(감독, P.D 님께)

        제가 영화를 연출부로 시작할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연출부는 촬영이 끝난 다음날에는 편집실에서 소히 딸딸이 영사기에 16mm 러쉬 필름을 걸어 순서 작업을 했습니다. 중간 중간의 촬영이 없는 날이면 이 순서 작업된 필름을 보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동시녹음과 아비드 편집이후 이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촬영이 완전 종료되고 순서작업을 하다보니 한꺼번에 많은 양의 필름을 처리해야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엄격한 콘티 시간 계산이 부족한 신인인 경우는 3-4시간의 1차 순서분량이 됩니다. 이를 100분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영화가  배급일정에 쫓겨 후반작업을 하게되면 어이없이 씨퀀스가 들려 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이야기의 전달이 안되어 인물의 성격설명과 인물간의 관계가 모호해지기 일수입니다. 매일 순서편집은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촬영도중 최소 2회의 중간 편집시간(10-20일)을 갖고 중간점검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정이 늘어난다고 시간과 제작비를 걱정하는 분들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촬영 종료후 버리게 될 필름을 생각할 때 단순히 돈과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작품이 망가지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버려질 커트와 씬 촬영을 위해서 아까운 시간과 돈을 쪼개서 사용할 장면을 아쉽게 찍고, 이제 이런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관행은 고처져 야 합니다.    

                    기술서적 출판권
        석사 졸업논문을 참조로 앞으로 촬영감독 시스템의 작품은 영화의 모든 기술적 자료와 촬영의도 등을 담아 자료화 할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동의 구합니다.
                    필름/카메라/현상소
        영화촬영과 표현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필름, 카메라, 현상소입니다. 필름은 두 회사의 NEGA와 세 회사의 프린트필름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형식을 담는 필름의 선택이 단순한 가격 비교로 인해 선택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원하는 영상의 품질, 신뢰성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걸 감안한 가격의 조건순이라 생각입니다. 카메라는 단순히 하루에 300,000 --1,000,000이 아닙니다. 비싼 카메라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렌즈의 상태와 화면의 안정성 그리고 카메라 소음의 문제입니다. 현상소는 최종 프린트의 기술적 완성시기까지 촬영감독과의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필요로 하는 곳입니다. 가격과 결재조건을 이유로 선택되는 현상소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반작업
        촬영전에 잡힌 배급일정은 심사숙고되어야 합니다. 영화는 투자하고 제작하고 배급하는 사람들의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충분한 후반작업 일정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루카스의 에피소드2는 촬영 3개월 후반작업 18개월이 걸렸고, 일본의 영화 개봉은 영화가 완성되고 6개월 후에 개봉 일정이 잡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렇게는 못되더라도 1-2개월의 후반작업에 편집, 음악, 녹음, O.X,  C.G, 프린트...을  강요한다면 어떻게 완성도 있는 영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흔히 국내에선 대작의 경우가 많은 돈을 들였으니 후반작업 일정이 더 급한 감을 같습니다. 프로덕션 일정의 합리적인 재조율이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초벌프린트
        사운드가 있는 초벌프린트는 심의용으로 사용된 후, 비영리를 목적으로 제가 이용하겠습니다.
용도는 학술과 관련되어 강의나 비영리 영화제 등에서 사용할 것입니다. 통상 A PRINT는 그 완성도(전체적인 노출, 색 등이)가 좋지않은데도 불구하고, 약 2,000,000원이 아까워 지방극장에 보내기 일수였습니다. 이는 이 프린트로 영화를 보는 유료관객에 대한 문제가 있고,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이 프린트를 사용함에 있어서 학술과 비영리를 목적으로한다 하더라도 제 이름을 걸고 상영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만족할 수 있게 촬영하겠다는 의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디오출시
        일반적으로 비디오 출시는 네가상의 원래 촬영된 이미지를 TV화면 풀사이즈에 맞추는 과정에서 확대(oom in)되어 이미지의 손상이 생기게 됩니다. 최근의 일반TV나 PC도 와이드가 많이 보급된 마당에 굳이 화질이 안 좋은 TV화면 풀 사이즈를 유통자들의 입맛에 따라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더 중요한 것은 화면을 촬영할 때 공간을 채우고, 여백을 생각하며 촬영한 이미지의 20-25%가 잘려나감으로써 촬영의 의도는 없어지고 단순한 음악과 대사로 영화를 이해하는 수준이 됩니다. 영화 한 편의 중요성은 비디오와 DVD 등을 통해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촬영의 중요성은 촬영된 이미지 안에 있습니다.  

김영철: "강원도의힘"   2천7백만원(조수 12,000,000포함)
      "정사" 3 천만원(조수 14,000,000포함)
      "질주" 3 천만원(조수 14,000,000포함)
      "단적비연수"      7천5백만원(조수 35,000,000포함)
      "러브레터" 가제  촬영감독료 40,000,000원(촬영,조명부 40,000,000)
제작지연, 연장시 재계약에 관한 조항 계약서에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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