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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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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0. 신사동 어느 골목 (밤)

kalito
2000년 06월 28일 16시 55분 30초 8473
촌스런 노란색으로 탈색한 칙칙한 사내 담배 꼬나물고 있다.
멀쑥하게 바짝 마른 그의 친구m 이 손을 흔들며 다가온다.
담배 사내 친구와 악수를 해야할 지 망설이다 포기하는 눈치다
친구M 담배 사내의 머리를 보며 활짝 웃는다

담배 사내 : 공사는 잘 되냐?

담배 사내, 담배를 신발 밑바닥에 비벼 끄고 슬그머니 바닥에 떨어뜨린다.

담배 버린 사내 : 핸드폰 해결 했드라?
친구 M : 꽁 돈이 생겨서...
담배 버린 사내 : 야 저쪽은 비싸... 길 건너가자
꽁 돈 생긴 사내 : 괜찮아 내가 쏜다
길 건너 가자고 욱이는 사내 : 좋아

두 사내는 신사역 지하도를 거쳐 먹자 골목으로 들어선다
한가한 골목엔 여전히 삐끼들이 서성인다.
두 사내의 꼴이 거지스러워 호객꾼들이 외면한다
잠시 이곳 저곳을 배회하다가

배회 남 1 : 꽃게 먹자 그냥.
배회 남 2 : 그러지 뭐.
_ 어쭈 제법 이놈들이 말 짧게 가네?

꽃게 제안한 사내 : 아줌마 여기 삐리리 중자 주세요

배회 남2 , 담배를 꺼내 또 피워문다. 제법 자세가 나온다

담배 피우는 사내 : 오랜만에 이런데서 밥 먹는다.

< 얌얌 맛있게 먹는 두 사내 >

- 시간경과 -

맛있게 먹는 사내 : 일은 잘 돼?
숟가락 놓은 사내 : 그럭저럭
혼자서 일 꾸려갈려면 힘들겠다.
맛있게 먹는 사내 : 아무래도. 애들은 있는데 내가 애들 경제적인 걸
책임질 입장이 아니라 일단 자리가 잡히면.....
숟가락 놓은 사내 : 그래 잘해라 잘될거야

- 한 참 시간경과 -

둘은 술에 취해있다. 그 앞에 참이슬 세병이 홀쪽 말라있다.
술취한 사내2, 옆 테이블에서 술 마시는 일행 가운데 한 아가씨를 힐끔-

아가씨 훔쳐보는 사내 : 뭐 도와줘야겠는데.... 내가 별볼일이 없어서
참이슬 시키는 사내 : 아줌마 이거 하나만 더 주세요
열심히 해야지. 내가 아직 그런 걸 잘 몰라서
별볼일 없는 사내 : 하나하나 해가면서 배우는 거지 뭐
아직 잘 모르는 사내 : 일단 아무거나 하나 처음부터 죽 해봐야지 깨지든
뭐하든...

- 아주 한참 시간경과 _

깨질것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 , 카운터에서 계산하고 있다
배우라고 욱이는 사내는 벌써 가게를 나서 밖에서 서성인다.

씬 00. 동 밖 (열한시로 가는 -)

두 거지같은 사내 신사역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술 더 마시고 싶은 사내 : 한잔 더 할래?
마시고 죽고 싶은 사내 : 그래 잠깐만....

핸드폰 사내, 뒷주머니에서 낡은 메모첩을 꺼내 전화를 건다.
모두 헛탕인듯 하다.

집으로 가고 싶은 사내 : 일단 전철이 있나?
전철 시간을 알고 있는 사내 : 엉 서울역 십오분이다
삼화고속을 타고 싶은 사내 : 서울역가서 버스 타자
맥주 먹고 싶은 사내 : 그러지 뭐.

둘은 고향으로 내려가 새벽 네시까지 친구 까페에서 열라 술먹었다
그리고 아침 내내 설사를 해대다가 뽀게질 것 같은 머리통을 흔들며
사무실에 출근했다.
그리고 술 안 먹은척 시치미떼며 사람들 몰래 자유게시판에 글 올린다.

아~ 죄승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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