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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톰 소여

hal9000 hal9000
2000년 05월 24일 00시 29분 28초 7068 1
아.
아름다운 밤입니다.
갑자기 우리 집에 놀러온 친구가 옆에서 라면 먹고 있습니다.
매운콩은 특히 냄새가 더 좋군요.

전에 '담뽀뽀'를 새벽에 본 일이 있었습니다.
한 공삼시 경 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보신분은 잘 아시겠지만
재미도 있지만 허기는 더욱 많은 영화였었습니다.
무슨 라면을 그런식으로 먹는지.
젓가락으로 면 누르고 국물 먼저 한모금 마시고.
하여간 약해 보이는 것도 세심한 배려로 펼쳐 보이면
꼭 따라 해보고 싶은거 알죠.

예를 들면 어릴 적 만화영화 '톰 소여의 모험'에서
우리의 톰이 울타리에 페인트 칠 하는 에피소드에서 말입니다.
'엄마가 울타리에 페인트 칠 좀 하라고 심부름을 시킵니다.
톰 소여는 투덜대며 페인트를 칠하고 있습니다.
저쪽에서 범생이 동생 시드가 사과를 먹으며 가지런히 빗은 머리로 걸어와서는
유심히 봅니다.
톰은 표정을 바꾸고 시드에게 보란듯이 페인트를 쩍쩍 발라보입니다.
시드는 나두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톰은 싫다고 합니다.
시드가 사과를 바라봅니다. 톰은 사과를 주면 시켜 준다고 합니다.
시드는 이제 신이 나서 울타리에 페인트 칠을 합니다. 톰은 그늘에서 사과를
먹습니다. 동네 꼬맹이들이 와서 신이 난 시드를 보고는 페인트 칠 한번만
시켜달라고 톰에게 애걸 복걸 합니다. 톰이 처음에는 거절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이들로 부터 돈을 조금씩 받습니다. 마치 입장료와 같이 돈을
걷고는 페인트 칠을 허락합니다. 자 이제 시드와 동네 아이들은 옷에 페인트를
묻혀가며 즐겁게 희희낙낙으로 그 일을 놀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톰은 나무그늘에
누워서 지켜만 봅니다.(결국 톰은 엄마한테 들켜서 몽둥이로 볼기짝을 맞지요)'

기억나시나요 보신분들.
그런거 같애요 일이라는게.
일하는 그 때는 경주마 눈에 가리개 붙여 놓은듯 앞만 보이고 좌우는
신경쓸 경황 없는. 근데 사실 간간히 꼴등해도 아무 상관 없지 않은거 아닌가요?
뭐니뭐니해도 다른 사람이 나 일하는 거 보고
해보고 싶다는, 부럽다는 말 나오게 하면 충분 할 것 같은 예감.
그거 하나.
그럴려면 우선 내가 멋있어 보이거나
적어도 웃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됩니다.
옆에서 친구가 라면 하나로 배가 안부른데
어떡해 웃냐고 하네요.
"밥 없어"


- 부록 -
영화의 힘이란.
결국 저는 새벽 공오시 경에 라면을 끓여 먹어야 했습니다.
최대한 비슷하게. 계란도 안넣고 고춧가루도 안 넣고. 니뽄 스타일로.
그런 영화들은 정말 공포영화에요.
그 외에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미국'에서 소년 드니로가 좋아하는 발레소녀에게
달랑달랑 들고 가던... 아흑... 종이로 싼 딸기케잌 한 조각.
'블랙 레인'에서 겁나게 맛있어 보이는 우동. "챂 스틱. 챂 스틱..."
또 우리의 윤발이형이 '영웅본색1'에서 불쌍하게 먹는 도시락.
(근데 윤발 형이 추룡아저씨를 봤으때 입에 물고 있던게
꽁칩니까. 고등업니까?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장면이죠)
항상 먹고 싶은것. 헐리웃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종이팩에 담긴 패스트푸드
차이니즈 요리. 보아하니 면인데. 잡챈지 국순지. 가까이서 딱 한번만 잡아주지.
만들어 먹게.



ㅡ,.ㅡ;

90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영화소년
2000.05.24 01:56
지금 우리집에는 라면도 엄꼬..암것도 없는디...
그렇게 먹는 얘기만 모아서 모아서 다 써놓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맹글고..
워쩌라는거여~

나도 담뽀뽀 봤단 말이다...
담뽀뽀 얘기하니까..그 라면 국물의 구수한 내음이 아른아른거린단 말이다.
아...오늘은 긴긴밤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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