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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 가지 색 中 블루> 리뷰

김은호
2016년 06월 22일 13시 04분 35초 614 2

영화는 블루 그 자체였다. 무겁고 차갑고 우울했고 그 숨 막히는 감정들의 짓누름에 완전히 고립된 기분이었다.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트릴로지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 자유, 평등, 박애를 모티브로 삼았고 이는 파랑, 즉 자유에 해당한다. 이 영화는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감각적인 색채의 영상미로 가득 채워졌다. 푸른색은 영화가 끝나는 내내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었고 영화의 주를 이루는 근접 촬영은 여자의 고립된 상태를 강렬하게 표현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여자는 상실의 아픔을 잊기 위해 부적절한 관계를 맺지만 해결되지 않아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단절하고 파리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아파트에서 내쫓길 뻔한 매춘부를 도와주다 친구가 되어버린다던가 아픔을 잊으려 하룻밤을 보낸 남자가 자신을 계속 찾아온다던가 하는 등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와 사건들을 통해 여자는 고립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기로 결심한다. 그 과정에서 남편의 숨겨진 비밀을 알고 심적 갈등을 겪지만 남편의 미완성작에 몰두하고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스토리에서 과연 우리가 생각 해 볼 것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반영한 영화라 했다. 그럼 이 스토리에서 자유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구원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상실, 파멸, 구원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상실은 말 그대로 자신의 가족을 잃은 것이고 섹스와 고립으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려했던 행위가 곧 자기파멸을 의미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행위들은 자신의 바램대로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고 이어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기에 이르게 되는 전 과정이 구원이라 생각했다. 곧 자유는 구원이었다. 그 어떠한 행위로도 치유되지 않았던 아픔은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치유되었고 더불어 고립된 생활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꽤 긴 시간을 할애한 부분인 고립된 과정을 통해 여자 또한 자신의 고립된 생활이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생쥐가 나오는 장면에서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아파트에 생쥐가 나타나고 새끼까지 베었다. 하지만 여자는 공포감에 그 생쥐를 처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물어본다. 자신이 생쥐를 언제부터 무서워했냐고 하지만 어머니는 네가 형제들 중에 가장 겁이 없었다고 답한다. 즉 여자는 자신의 고립을 두려워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 유추해본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우연찮게 도와주었던 매춘부의 고양이를 통해 생쥐들을 처리하게 된다. 즉 그렇게 블루는 우울, 슬픔, 고립을 상징하면서도 자유, 구원을 상징하는 이중적인 상징성을 통해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우울과 슬픔으로부터의 자유와 구원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서도 십계 이후 다시 한 번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놀라운 천재성과 스토리텔링의 능력에 매우 감탄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astwood
2016.06.22 23:19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키에스로프스키의 영화 중 <블루>를 가장 좋아합니다.
근데 한 가지 영화 내용을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있는데요.
여자(줄리엣 비노쉬)가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 작품이 남편의 작품이 아니라 여자가 작곡한 여자의 작품이어서 그런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직접적이진 않지만 여자가 남편대신 곡, 작품들을 써 주었다는 것을 알수 있죠.
자신의 모든 것(가족)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세상에 밝힘으로써 진정한 자아, 자유를 찾아간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엔 당시의 유럽 연합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불안... 등등이 표현되어 있기도 한 것이죠.
김은호
글쓴이
2016.06.22 23:25
eastwood
아! 오류 지적 감사합니다. 오래 전에 본 영화라 기억에 의존하여 준비없이 급하게 리뷰를 쓰다보니 실수가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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