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3,821 개

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영화 <세 가지 색 中 블루> 리뷰

김은호
2016년 06월 22일 13시 04분 35초 614 2

영화는 블루 그 자체였다. 무겁고 차갑고 우울했고 그 숨 막히는 감정들의 짓누름에 완전히 고립된 기분이었다.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트릴로지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 자유, 평등, 박애를 모티브로 삼았고 이는 파랑, 즉 자유에 해당한다. 이 영화는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감각적인 색채의 영상미로 가득 채워졌다. 푸른색은 영화가 끝나는 내내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었고 영화의 주를 이루는 근접 촬영은 여자의 고립된 상태를 강렬하게 표현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여자는 상실의 아픔을 잊기 위해 부적절한 관계를 맺지만 해결되지 않아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단절하고 파리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아파트에서 내쫓길 뻔한 매춘부를 도와주다 친구가 되어버린다던가 아픔을 잊으려 하룻밤을 보낸 남자가 자신을 계속 찾아온다던가 하는 등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와 사건들을 통해 여자는 고립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기로 결심한다. 그 과정에서 남편의 숨겨진 비밀을 알고 심적 갈등을 겪지만 남편의 미완성작에 몰두하고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스토리에서 과연 우리가 생각 해 볼 것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을 반영한 영화라 했다. 그럼 이 스토리에서 자유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구원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상실, 파멸, 구원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상실은 말 그대로 자신의 가족을 잃은 것이고 섹스와 고립으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려했던 행위가 곧 자기파멸을 의미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행위들은 자신의 바램대로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고 이어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기에 이르게 되는 전 과정이 구원이라 생각했다. 곧 자유는 구원이었다. 그 어떠한 행위로도 치유되지 않았던 아픔은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치유되었고 더불어 고립된 생활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꽤 긴 시간을 할애한 부분인 고립된 과정을 통해 여자 또한 자신의 고립된 생활이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생쥐가 나오는 장면에서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아파트에 생쥐가 나타나고 새끼까지 베었다. 하지만 여자는 공포감에 그 생쥐를 처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물어본다. 자신이 생쥐를 언제부터 무서워했냐고 하지만 어머니는 네가 형제들 중에 가장 겁이 없었다고 답한다. 즉 여자는 자신의 고립을 두려워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 유추해본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우연찮게 도와주었던 매춘부의 고양이를 통해 생쥐들을 처리하게 된다. 즉 그렇게 블루는 우울, 슬픔, 고립을 상징하면서도 자유, 구원을 상징하는 이중적인 상징성을 통해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우울과 슬픔으로부터의 자유와 구원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서도 십계 이후 다시 한 번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놀라운 천재성과 스토리텔링의 능력에 매우 감탄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astwood
2016.06.22 23:19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키에스로프스키의 영화 중 <블루>를 가장 좋아합니다.
근데 한 가지 영화 내용을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있는데요.
여자(줄리엣 비노쉬)가 남편의 미완성작을 완성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 작품이 남편의 작품이 아니라 여자가 작곡한 여자의 작품이어서 그런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직접적이진 않지만 여자가 남편대신 곡, 작품들을 써 주었다는 것을 알수 있죠.
자신의 모든 것(가족)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세상에 밝힘으로써 진정한 자아, 자유를 찾아간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엔 당시의 유럽 연합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불안... 등등이 표현되어 있기도 한 것이죠.
김은호
글쓴이
2016.06.22 23:25
eastwood
아! 오류 지적 감사합니다. 오래 전에 본 영화라 기억에 의존하여 준비없이 급하게 리뷰를 쓰다보니 실수가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대상이 특정되는 비방,폭로 등의 글은 삭제합니다 10
대상이 특정되는 비방,폭로 등의 글은 삭제합니다 10 관리자 2020.12.06 2653550
부산 웹드라마 크루 ‘ 우아 스튜디오 ’ 에서 웹드라마 '그대는 괜찮으세요? ’ 3 태네코디 2024.07.12 149790
동시녹음 꿈나무를 찾아봐요. 11 PD최 2024.02.16 118330
음향장비 pcm d10 질문 6 영화쟁 2024.05.13 105004
제품컷 촬영 포토+스튜디오 같이 연계되어 있는 곳 아시는 분 계실까요 2 액션감염 2024.08.11 96634
혹시 제 아트리스트 계정 공유해서 같이 사용하실 분? 3 립밤 2024.02.29 89363
유튜브 자체컨텐츠 제작 덕션 회사 있을까요? 2 deenda 2024.07.05 85891
연기 학원들은 어떤가요 ? 3 주석훈 2024.08.14 83304
경험 및 포폴 쌓기 위해 무페이로 한달 간 일해보려 합니다. 3 김매빌 2024.05.31 82538
메인플러스 질문드립니다 2 녹차라떼슈페너 2023.12.13 82229
대학원 연출전공 포트폴리오 촬영카메라 2 여여 2024.08.14 80381
캐스팅 디렉터에게 갑질을 당한 경험 있으신 분들 빠른발 2024.08.14 78475
컬러스페이스 xyz topgun123 2024.08.14 78422
서울 자취지역 질문드립니다.. 2 SUVI 2024.08.15 77474
영화 사운드 믹싱 구인합니다. 6 새모 2024.08.14 77338
교과서에 실려야하는 꿀같은 정보들 광야팡야 2024.07.11 76605
02년생 장윤서 (여자)배우님 컨택할 정보를 찾고 있습니다 린상 2024.07.11 76204
[설문조사] 영화 관람/시청 기록에 관한 설문 조사 진행 중입니다. (추첨 커피 기프티콘) 마하 2024.07.10 75965
서울영상고 편입 고민 아이셔캔디 2024.07.11 74963
서울대 영화과 신설이 시급하다. 21 minpacka 2024.06.06 74797
1 / 692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