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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이야기 - Tokyo Story

bohemes bohemes
2010년 01월 02일 13시 24분 50초 7518 3

2010년 1월 1일

새해 첫날부터 영화를 볼거라고 생각은 안했지만..

보고 나서 보니 그게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영화보기전에는 왠만하면 어떠한 정보도 알아보지 말고 그냥 가서 우선 보자는 식으로

그 유명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는 정보 없이.. (그저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라는 것만...)

 

보고 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다미 쇼트"라는 용어를 찾아낼수 있었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이 만들어낸 쇼트로 일본 전통가옥인 다다미방에 무릎을 꿇고 앉은 시점에서 큰 변화없이 찍는 쇼트라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 뒤지다 알게 된 정보)

 

그런데 아마도 그건 그 분이 일본인이기에 자연스레 만들게 된 쇼트가 아닌가 싶다.

일본의 그 특유의 정갈함이 만들어낸 촬영기법이 아닌가 싶다. 영화 자체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본의 "ZEN"이라는 그 문화(?) 혹은 라이프 스타일(?)을 135분 동안 캐릭터와 이야기들과 장면들이 흑백의 영상을 통해

조곤조곤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치 일본식당에서 계란덮밥을 시켜놓고 친구랑 수다 떨면서 천천히 먹는 맛이라고 해야 하나...

심심하면서도 나름 짭쪼롬한 맛도 느끼는 그런 맛??

 

특히나 노부부의 동경여행이야기를 보면서 가족들간의 에피소드들은

흔히 주말 연속극에서 보아 오던 이야기 그런지 너무 부담없이 정말로 재미있게 볼수 있었다.

마치 내 가족의 이야기인것 처럼 말이다.. 1950년대에 만들어진 일본 영화인데도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옆옆 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주무셨다. 역시 동아시아의 정서인가?)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참 신기했던 점 하나.. 만약에 내가 일본어를 할줄 알고 오즈 야스지로 감독님을 만날수 있다면

여쭤보고 싶은 질문 하나...

 

각각의 캐릭터들은 어떻게 설정하시게 되셨는지...

특히나 첫째 아들과 첫째 딸 그리고 며느리...

무심한듯 하면서 나름 장남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도리는 지키는 장남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모"의 역할인 장녀 (정말로 난 한국드라마 보는줄 알았다.. 이 캐릭터 나올때 마다..)

전쟁으로 남편을 사별했지만 시부모님께 딸처럼 정성을 다하는 막내 며느리

 

우리가 이 영화의 캐릭터를 따온건지...

정말로 일본은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건지...

 

2시간이 넘는 영화지만 간만에 그 2시간이 길지 않게 느껴졌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 재미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코야
2010.01.11 00:41

글 잘읽었습니다.

동경이야기 저도한번 보고싶게만드는군요. ㅎㅎ

soy5040
2010.01.31 11:57

ㅎㅎ 보셨나요? 전 내인생의 베스트 영화로 꼽는 걸작 리스트중에 하나이며 이미 소장 하고 있답니다. 오즈이 말년작인

꽁치의맛 도 구해서 한번 보세요.

참고로 다다미샷은 카메라를 낮춰서 찍은것이 아니라 카메라 높이에 맞춰 셋트의 바닥을 높여서 촬영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 방송국 드라마의 셋트도 바닥이 다 높답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방바닥 생활을 하니까요.

늘 사각형 프레임에 갇힌 공간과 소실점 쇼트가 아주 독특하져 영화 전체로 툭 터진 공간은 막내딸이 차를 기다리며

남자와 대화를 하는 장면이 유일하니까요 도시에 사는 그리고 반복된 사람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쇼트지만

아주 매력적입니다. 아마 요즘 세대들이 보면 과거에 보던 드라마를 보는듯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즈의 영화를 처음본 외국인들은 쇼킹 이었져. 우리에겐 아주 낯익은 방바닥이지만 의자와 테이블을

사용하는 그들에겐 쇼킹이었져 그래서 다다미쇼트 라는 이름까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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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es
글쓴이
2010.02.02 23:04
soy5040

아하! 감사합니다..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안그래도 이번달에는 "꽁치의맛"을 하더군요.. 꼭 가서 봐야겠군요.. 처음 봤지만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였어요.. 부지런해지면 많이 볼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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