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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cinema
2004년 02월 22일 12시 21분 53초 3123 3 16
Lost in Translation

할 일 없는 소피아 코폴라, 일본에 여행을 가다.
아마 혼자 갔을 거다. 아니, 확실히 혼자 갔다!
하릴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코폴라는 뱃속에서부터 물려 받은 영화적 감수성이 발현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보는 것, 하는 것, 느낀 것을 꼼꼼히 기록하기 시작한다.

미국으로 돌아온 소피아는 일본에서 겪었던 낯선 경험을 영화화하기 위해 고심한다.
아버지(프란시스코 포드 코폴라) 따라 영화인들끼리 식사를 하는 파티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한물간 스타배우가 며칠 전 일본에 간 이야기를 하는 걸 듣게 된다.
'와, 그래요? 저도 얼마전에 일본에 갔다 왔는데...'
일본이라는 공통의 화제로 꽂힌 둘은 파타가 끝날 때까지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래, 이거야.'

소피아는 광고를 찍기 위해 일본으로 간 한물간 스타배우와 일본으로 출장간 남편과 동행한 유부녀를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이런저런 일본어들이 필요했고, 영어로 쓴 대사 중 일부를,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번역해 달라고 부탁을 해 놓았다.
친구가 번역해준 일본어대사들을 보니 더욱 그럴 듯 한 시나리오가 되었다.
맘이 급한 소피아는 시나리오와 번역본을 챙겨서 아버지를 찾아간다.

여자 코폴라 : 아빠, 나 다음 작품 제작해줘.
남자 코폴라 : 그래, 뭔 얘기니?
여자 코폴라 : (가방에서 시나리오를 꺼낸 뒤) 잠시만요... (번역본을 뒤적이지만, 번역본이 보이지 않는다.) 어머, 번역본이 없어요...[Oh My Goodness, Lost in Translation.]
남자 코폴라 : 음... 좋은데... 어머는 빼고, 그냥 '번역본이 없어요'는 어떠니?
[ah, Good... how about... just 'Lost in Translation' except 'oh my goodness'.]
여자 코폴라 : 번역본이 없어요... 좋아요.

그래서, 영화의 제목은 Lost in Translation로 확정되었고, 영화는 두 명의 미국인-한물간 중년의 스타배우와 갓 결혼한 젊은 유부녀가 일본에서 동양적 정서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건만, 로마법을 따르진 못하고 지들끼리 사랑에 빠지기나 하고...
역시 동양적 정서의 사랑은 지루하다. ^^;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hkchohk
2004.02.24 10:42
아빠.. 나... 제작해줘..

너무 감동적인 말이네요.
cinema
글쓴이
2004.02.25 10:31
그러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인데, 정말이지 아빠가 영화 제작해주면 어떤 느낌일까요???
pimmcine
2004.03.03 19:20
음.. 이영화... 전.. 보는 내내.. '엘렉트라'와 '로리타'의 만남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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