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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수선

vincent
2001년 11월 20일 04시 05분 04초 3786 3
스필버그의 <아미스타드>나 <쉰들러 리스트>를 보고 나왔을 때,
이런 기분일까.
의욕과잉의 도전기를 보는 느낌.
모든 과한 것들이 그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녹아 섞이고
다시 현실의 냉기에 닿아 제 형체를 갖추지 못하고 굳어버린 그런...

역시 발견하게 되는건,
50년을 지켜온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그것이 거제도 포로수용소라는 생명과 이념과 선택이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공간을 '그저' 거쳐왔건, 몇 명의 가슴에 칼을 박고 총알을 박아넣은 연쇄살인의 고리들을 '느슨하게' 꿰어냈건...
그 시간과 사건 사이를 '과도한' 에너지를 분출하며 뛰어다니는 탐색자의 눈을 통해 정말로 보여주고 싶었던 건, 결국 굳이 마지막 장면에 끼워넣은 바위틈을 뚫고 피어난 들꽃.

배창호감독의 궤적을 머리속에서 지우고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코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덜컥거리는 이 영화가 애처로울 수 있는건,
이 영화의 그 모든 결격사유들이 마음 아픈건,
오로지, 배창호감독의 '진심'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래도 이 영화에 대해 애정을 거두지 못하는건
이 영화가 배창호감독이 만든 '대중영화'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영화가 여전히 '배창호표 영화'이기 때문이다.

<흑수선>이 회귀? 아니, 나는 다시 <러브 스토리>와 <정>의 시간으로 회귀하는 것이 기다려진다.
신입들이 온전히 해내기 힘든 일, 중견이 지켜주어야할 자리는 오히려 그 곳이 아닐까.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implemen
2001.11.26 17:36
어제 흑수선을 보았져..같이본 누군가 왈..흑수선이 아니라 어수선이군...
나는...그래도 이정도면 돈주고 볼만하지 않을까...배창호감독이라는 이름만 빼면....그 기대치만 빼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드네여...
아쉬움은..고생과 돈은 보이는데..그래도 비어있는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것...
언젠가는 그 비어있는 무언가가 없는 우리나라 영화도 나오겠져...
상업영화적으로 말이져......그럼..이만........
cootve
2001.12.13 15:26
이 영화애기 하시다 눈물까지 흘리는 분을 봤어요.
뭐... 느끼는건 개개인 모두 틀리니까
남들 말보다는 직접 한번 보고 느껴보는건 어떨까요?
leesaint
2002.01.03 00:40
노장 감독이 상업영화를 한 번 만들어보려다....실패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클리셰 투성이에다가 일관성 없는 구성(처음에는 '쎄븐'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미국의 70년대 연속극으로 바뀌더니 나중에는 '기왕 시작하였으니 끝내고는 보자'는 정신으로 돌변)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 그래도 한국영화를 보아주자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상술의 얄팍함으로 깨질 것입니다. 돈과 빽이 아니었으면 절대로 부산영화제 개막작이 될 수 없었던 영화. 왜 사람들은 그런 것으로 인해서 스스로 영화제의 질을 낮추고 스스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인 줄 모를까요? '하루'가 모든 상들을 휩쓸던 영화 시상식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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