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3,754 개

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봄날은 간다.

junelee74
2001년 10월 03일 23시 47분 06초 3069 2 13
두번 봤는데요.
한번은 친구들이랑. 또한번은 혼자서.
혼자서 보다가 은수가 '우리 한달만 헤어져있을까' 대사한 직후에
극장을 빠져나왔어요.

처음 봤을땐 상우가 보였고
두번째로 봤을땐 은수가 보이더군요.
앞으로 한번 더 볼 예정인데 그때 되면 카메라나 빛이 보일까요?
(더불어 포커스도)

흠...
상우를 이해하긴 그닥 힘들지않고.
왜냐면 우리 모두 처음 사랑할땐 그렇게 하니까.
자신이 그 인간 침대발치의 슬리퍼처럼 느껴질때라도
한없이 관대하게 웃고있는 자기 얼굴을 날려버리고 싶을지언정
연인에게 결정타를 날리지않고 멍청하다 싶을정도로 계속 버티게되니까.

은수캐릭터가 감독에게 약간 이해받지 못한것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두번째로 보니, 은수 이 여자도 이해가 되더군요.
다만 마지막에 화분 주러올때,
아무말없이 화분 돌려주는 상우의 행동에 모든걸 다 짐작했으면서도
다시한번 다가와 옷을 여며주는 게...그 행동이
처음으로 그 여자가 역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끝까지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고
이 남자 지금 맘이 어떨까 하나도 생각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나라면 안 그랬을텐데.
화분 돌려받고 웃으면서 '미안했어' 말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텐데.

허나.
나는 나고, 은수는 은수니까.

'8월의 크리스마스'에는 너무나 압도적인, 죽음이라는 명제를 첫판부터 깔고 시작했기에
서정성과 시한부가 조화롭게 관객을 만족으로 몰고갔겠지만,
'봄날은 간다'에서는 아무것도 대수로울게 없는 명제로
이렇게나 손에 닿을듯 고통스럽게 화면을 응시하게 만든
그 힘에 다시한번 허진호감독,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내 눈에 옥의 티도 있어요.
할머니 발성이 너무 멀쩡해요.
그리구 할머니 얼굴이 너무 연기에요.
(음...컨트롤하기 힘드셨을수도...그 맘 내가 알지)
그리구 처음에 상우에게 은수가 소화기 사용법 얘기할때
두드러기 나서 죽는줄 알았어요.
그 부분만 유일하게 이영애 cf 극장판으로 보는줄 알았지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lizard
2001.10.04 01:01
개인적으로 영화감상평을 즐겨 보는데.....보면서 평을 해놓으신

문구들 중에 가끔, 때론 많이 명문장이라 생각할때가 있습니다.

님이 말씀하신,

"이렇게나 손에 닿을듯 고통스럽게 화면을 응시하게 만든
그 힘"

이 글의 느낌은 정말 좋네요. 손에 닿을듯한 화면의 연출......멎지네요. 우선 "조폭마누라"보고 "봄날~"을 봐야겠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        |
~<:)))))))))))=====~
      |        |  


리자드 올림.





















>두번 봤는데요.
>한번은 친구들이랑. 또한번은 혼자서.
>혼자서 보다가 은수가 '우리 한달만 헤어져있을까' 대사한 직후에
>극장을 빠져나왔어요.
>
>처음 봤을땐 상우가 보였고
>두번째로 봤을땐 은수가 보이더군요.
>앞으로 한번 더 볼 예정인데 그때 되면 카메라나 빛이 보일까요?
>(더불어 포커스도)
>
>흠...
>상우를 이해하긴 그닥 힘들지않고.
>왜냐면 우리 모두 처음 사랑할땐 그렇게 하니까.
>자신이 그 인간 침대발치의 슬리퍼처럼 느껴질때라도
>한없이 관대하게 웃고있는 자기 얼굴을 날려버리고 싶을지언정
>연인에게 결정타를 날리지않고 멍청하다 싶을정도로 계속 버티게되니까.
>
>은수캐릭터가 감독에게 약간 이해받지 못한것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두번째로 보니, 은수 이 여자도 이해가 되더군요.
>다만 마지막에 화분 주러올때,
>아무말없이 화분 돌려주는 상우의 행동에 모든걸 다 짐작했으면서도
>다시한번 다가와 옷을 여며주는 게...그 행동이
>처음으로 그 여자가 역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끝까지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고
>이 남자 지금 맘이 어떨까 하나도 생각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나라면 안 그랬을텐데.
>화분 돌려받고 웃으면서 '미안했어' 말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텐데.
>
>허나.
>나는 나고, 은수는 은수니까.
>
>'8월의 크리스마스'에는 너무나 압도적인, 죽음이라는 명제를 첫판부터 깔고 시작했기에
>서정성과 시한부가 조화롭게 관객을 만족으로 몰고갔겠지만,
>'봄날은 간다'에서는 아무것도 대수로울게 없는 명제로
>이렇게나 손에 닿을듯 고통스럽게 화면을 응시하게 만든
>그 힘에 다시한번 허진호감독,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
>내 눈에 옥의 티도 있어요.
>할머니 발성이 너무 멀쩡해요.
>그리구 할머니 얼굴이 너무 연기에요.
>(음...컨트롤하기 힘드셨을수도...그 맘 내가 알지)
>그리구 처음에 상우에게 은수가 소화기 사용법 얘기할때
>두드러기 나서 죽는줄 알았어요.
>그 부분만 유일하게 이영애 cf 극장판으로 보는줄 알았지요.
so-simin
2001.10.05 03:46
그맘 아는 거 내가 알지.할머니...ㅋㅋㅋ
글 등록 순으로 정렬되었습니다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대상이 특정되는 비방,폭로 등의 글은 삭제합니다 10
새글 영화음악 illllililil 2024.07.26 3
새글 방송미디어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이 마음 편히 모일 공간이 필요하신 분들! 수리수리9090 2024.07.26 4
새글 [단편영화 펀딩] 다슬기마스터 도시로 가다 (스토리보드, 타투 관련 선물 포함되어 있습니다 묵수 2024.07.26 677
새글 연극 공연 춘향전에 필름 메이커스 회원분들을 초대합니다 연극배우 서형윤 올림 형윤 2024.07.25 3820
새글 배우가 되고싶다는게 참 어렵네요... 1 화니81 2024.07.25 3884
새글 미스터리의 서기 4세기 부여 기마민족의 한반도 정복과 식민지 설치_책사풍후 제작 역사 다큐 책사풍후 2024.07.25 5222
새글 영화 미술팀 근무 환경에 대해 궁금합니다 3 ㅈㅈ 2024.07.25 5739
부산 웹드라마 크루 ‘ 우아 스튜디오 ’ 에서 웹드라마 '그대는 괜찮으세요? ’ 태네코디 2024.07.24 10610
촬영할 때 참고하는 날씨 사이트 LEEPDSP 2024.07.24 11166
청소년 영화팀에 들어가고 싶은데 2 2024.07.24 11693
질문이 있습니다! 유승범 2024.07.24 11726
디자이너 필요하신분 있을까요? jinada 2024.07.24 12031
신생 유튜브 및 단편영화 제작 팀 모집 (배우 포함) 박성훈03 2024.07.24 12291
영화 미술감독이 되려면 방송국 세트디자이너 은자씨 2024.07.24 12363
영화 분장, 미술 아트독 2024.07.24 13154
구인구직 글에 올라오는 모집공고에 1 은자씨 2024.07.24 13504
보통 뮤비 찍을때 스텝구성이나 비용이 궁금 합니다 1 마린1 2024.07.24 13682
메이저 영화제 수상은.. 2 jjgr8 2024.07.24 14547
오징어게임 시나리오는 어디서 구할수 있을까요? 1 이솝비쥬얼텔러 2024.07.23 18061
이거 혹시 전세사기인가요..? 1 유란나 2024.07.23 18143
1 / 688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