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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부름

JEDI JEDI
2003년 03월 11일 05시 16분 48초 6042 1

난 요원이다.

일년의 두번씩...
조국이 나를 부른다.
지령은 조직을 통해 비밀스럽고도 은밀하게 전해진다.
절대 보안도 되지않는 전화나 우편배달부 혹은 택배 따위로 연락하는법이 없다.
언제나 정채불명의 사나이가 직접 집으로 와서 조용히 통보를 전한다
아마도 조직의 사람일것이다.
난 불복할수없다.
조직에 대한 배신은 곧 국가에 대한 배신이며 처절한 응징이 따른다는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예외없이 이른 새벽..인적도 드문 시각...
난 잠이든 아내가 깰까 조심조심 옷을 입고 황량한 바람이 불어대는 골목으로 나선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조국의 안전과 이 민족의 평화를 위해서....
난 가슴벅찬 자부심을 품고 조직의 부름에 응해야한다.

접선장소에서는 조직의 사람들이 나를 맞는다
우리는 서로 아무말이 없다.
나 외에 다른 요원들도 보이지만.. 그들과도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서로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 조직의 암묵적인 규칙이고 관습이다.
모든것은 단지 눈빛으로 통한다

신경을 집중하고 국가로부터의 지령을 기다린다
단 한마디도 놓쳐서는 안된다.
...아, 정말 살벌하고도 극도로 예민한 시간이다.

난 벌써 이 생활을 몇년째 계속해오고 있다.
오늘 새벽에도 난 그 조국의 부름을 따르기 위해 잠을 못이룬채 시간을 기다리고있다.
잠시후 난 다시 다른 요원들과 함께 조직의 사람들을 만나러 갈것이다.

나는
민방위 요원이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orono
2003.03.12 16:45
국가가 해준 것이 뭣이 있다고.. 참.. 수고가 많으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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