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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수다나 떨자는 곳입니다. 무슨 얘기든지 좋습니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

울나라 영화를 알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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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2월 07일 13시 55분 44초 4168 1 1
다음 니나랑 폴이랑 카페에서 가져온글입니다.
허락없이 배낀건 죄송하지만 영화발전을위해 꼭필요한 글이 아닌가 십어 이렇게 옮김니다.
끝까지 읽어보시면 우리나라 영화보급하는 업체들의 안일한 생각을 느끼실수 있습니다.
생각이 없어도 이렇게 생각이 없진 알을텐대...
온통 쓰레이 영화가 판치는 울나라 영화개를 위해.


챔피언을 봤다……

그렇다, 유오성 나오는 그 챔피언, 김득구 선수 얘기 나오는

그 챔피언이다.

LA 다운타운에 있는 메리엇 호텔 지하 극장에서 봤다……









LA 에는 한국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에서 좀 알려진 영화들은 곧

이곳에서도 상영되곤 한다.

챔피언은 상영되기 전에는 홍보가 잘 됐던 것 같은데 어째 상영된

후에는 별로 소식을 듣지 못해서 나름대로 영화가 별로였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관심을 안 가졌던 영화다.

게다가 임권택 감독이 칸느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타면서 취화선이 LA 로

들어오자 그 바람에 휩쓸려 챔피언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신랑이랑 시간 내서 언제 취화선 보러 가야지 생각만 하다보니

어느새 취화선도 마감이 다가왔는데……









어제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챔피언 영화 입장권 두 장을 누가 줬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함께

보러 가자고 하신다.

나야 당연히 좋다……

그건 그렇고 표가 두 장 뿐이니 어쩐다?

까짓거 극장 가서 신랑 꺼 한장 더 사지 뭐……

근데 신랑에게 물어봤더니 오늘 밤 10시까지 일한단다……

좀 섭섭했지만…… 잘됐다, 돈 굳었다…… ^^









아빠랑 저녁 먹구 메리엇 호텔로 갔다……

근데 이놈의 영화관이 어느 구석에 박혔는지 찾아가기 정말 힘들다……

한국 신문에 난 광고에는 극장 가는 길만 나와있는 게 아니라 극장

주차장에서 극장 찾아가는 길까지 나와있다……

도대체 어디 있길래…… -_-










우선 주차를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하란다.

극장 가는데 왜 여기 주차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했다……

그리고 나서 어느 층에 주차했던지 상관없이 무조건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오란다.

1층에 가서는 구름다리를 건너서 맞은편의 메리엇 호텔로 오라네……

거기서 다시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 B 층으로 오면 극장이란다…… -_-









어쨌든 찾아찾아 갔더니 오늘이 상영 마지막 날이라는데 극장 안엔

사람이 너무 없다……

아니다, 아무도 없다……

나랑 아빠 뿐이다…… 순식간에 이 극장 접수했다…… -_-

예고편 몇 편이 끝나고 영화 시작할 때까지 들어온 사람이라곤 총

합해야 10명……

우리 뒤엔 미국 사람이 3명 앉아 있었다……










영화는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김득구 선수가 죽는다는 걸 알고 봤기 때문에 그렇지만 모르는

사람이 봤음 훨씬 재밌었을 수도 있었던 영화였구……

무엇보다 김득구 선수가 고생한게 너무 가슴 아팠다……

그렇게 고생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그러나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건 영화 내용이 아니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는데 보니까 우리 뒤에 앉았던 미국 사람

3명이 자기네들끼리 서로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다……

근데 토론이 아니라 도대체 영화 스토리가 어떻게 된 건지에 대해서

서로 알아맞추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 영화에 영어 자막이 없었던 것이다…… -_-










챔피언이 미국까지 들어온 경위에 대해선 나는 아는바가 없다……

그러나 한국 사람 전용 극장도 아니고 메리엇 호텔에 있는 작지만

미국 극장에서 상영을 할 때는 영어 자막 쯤은 나와줘야 하는 게 아닐까?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자고 여기저기서 외치는 소리는 많이 들리건만

정작 미국에서 상영되는 영화에는 영어 자막도 없으니 이건 무슨

경우인가?

미국 사람은 둘째치고라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말보다 영어가 편한

2세들은 어쩌란 말인가?











아빠에게 영화 입장권을 주신 분은 취화선도 봤는데 역시 영어 자막이

없었다고 한다.

취화선같이 가장 한국적인 영화, 한국의 아름다운 경치를 마음껏 묘사한

영화, 게다가 칸느 영화제 수상으로 인지도도 높은 영화는 특히

외국인에게 알리기 좋은 영화인데 미국에서 상영하면서 영어 자막이

없다니?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외국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일 생각은 안 하고

이곳 미국에 와서까지 우물안 개구리처럼 한국 사람끼리만 보고

말겠다는 말인가?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한국 라디오를 틀어보았다.

오늘 가뜩이나 열받은 내 염장을 지르려고 작정을 했는지 DJ 가 우리

가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만든 앨범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요들을 서양 취향에 맞게 편곡하고 가사도

영어로 번역해서 만들었다며 무지 대단하단다……

그러더니 이 앨범 중 어떤 여자 가수가 부르는 “그대 먼곳에”가

나온다……

라디오 상태가 안 좋아서 좀 지직거리긴 했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가사를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미국에서 온 가수가 부르는 거라는데 발음이 왜 이모양이냐……

노래의 기교도 좋고 흐느끼는 목소리도 좋지만 우선은 발음을 똑바로

하고 뭘 해야지 원,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나마 좀 들리는 후렴 부분도 누가 만든 가사인지 유치찬란이다……

이런 앨범 하나 만드는 동안 한국 영화에 자막 깔았으면 열편도 더

깔았겠다…… -_-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근데 이왕 알리는 거면 이렇게 고생해서 음반 만들 시간에 좀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릴 수는 없는 걸까?

최소한 우리나라 영화를 본 담에 미국 사람들이 앉아서 도데체 저게

무슨 내용이었나 알아맞추기를 하도록 만들지는 말았어야 하는 건

아닐까?

특히 챔피언 같은 영화는 배경이 몇십년 전이라서 울 나라가 지금보다

훨씬 못 살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용을 하나도 못 알아들은 미국 사람들이 한국은 아직도 저렇게

사나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면 이미지 망치는 건 시간 문제다……











메리엇 호텔은 주차비도 내야 하고 극장 입장료도 한 사람당 9 달러나

했는데……

그 미국 사람들은 그나마 자기네들끼리 알아맞추기나 하고 말았지, 나

같았으면 뛰쳐나가서 돈 물러달라고 한다 ……

짠돌이 울 신랑 같았으면…… 극장 한바탕 뒤집어졌겠지……

안 데리고 오길 천만 다행이다……











요즘 영화를 보거나 텔레비젼을 보면 10년 후에는 일본 문화가 미국을

점령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 에니메이션으로 유명한 PIXAR 에서 만든 영화들을 보면 일본이

자주 등장한다……

오후 3시쯤 텔레비젼에서 어린이 프로그램 틀어보면 포케만을 비롯한

일본 만화 영화 투성이다……

이런 거 보는 애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진 인간으로 크게 될 것인가?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기증한 학교만도 벌써 수백개는 될 거다……

물론 좋은 마음으로 기부했겠지만 결국은 그게 다 빌 게이츠에게

이득이 돼서 돌아온다……

어릴 때부터 빌 게이츠가 기부한 컴퓨터로 빌 게이츠가 만든 프로그램

쓰던 애들은 자라서도 자기에게 익숙한 빌 게이츠의 프로그램을 이제는

돈 주고 사서 쓰기 시작한다.

기부해서 칭찬받고 나중에는 돈도 벌으니 이 얼마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인가?

어린이만큼 장래가 보장되는 투자도 없다는 말이다……











장래뿐이냐? 투자한 즉시 돌아오는 수입도 만만찮은게 어린이를 상대로

한 사업들이다……

맥도날드며 버거킹에서 왜 어린이들이 먹는 해피밀에 장난감을 잔뜩

집어넣어서 본전도 안 남기고 싸게 파나?

애들이 혼자 햄버거 먹으러 오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랑 같이 오기

때문이다……

애들이 장난감 받고 싶다고 부모를 졸라 햄버거 집에 오면 부모들도

자기 햄버거 사 먹을테니 결국 돈 번단 소리다……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엄청나게 멋진 소설들을 써보지만 해리 포터 만큼

돈 번 작가 있나?

오죽하면 소설 판매량으로 기네스 북에까지 올랐겠는가?

게다가 해리 포터 관련 상품은 또 얼마나 많은지……

어른들을 상대로 한 소설들은 어림도 없지만 애들 상대로 한 소설들은

한 번 떴다하면 소설 뿐만이 아니라 관련 상품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엄청나다……

나만해도 해리 포터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 해리 포터 달력,

해리 포터 퍼즐, 해리 포터 책갈피, 해리 포터 장식품, 해리 포터 스티커,

해리 포터 컵까지 있다…… (그래 나 유치하다…… -_-)

내가 이럴진대 애들은 어떻겠냐 말이다……











일본 문화도 마찬가지다……

매일 학교 다녀오면 일본 만화를 보고 극장가서 일본 식당, 일본 사람,

일본 풍경 나오는 영화를 보는 미국애들이 나중에 자라나면 일본 문화를

선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얼라들이 부모들에게 일본 음식 먹으러 가자, 일본 장난감 사달라,

조르기 시작하면 떼돈 버는 건 시간 문제다……

포케몬 인형 시장이 얼마나 큰지는 안 말해도 알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문화사업 하면 안 돼나?

물론 몇십년간 만화 강국이었던 일본과 맞서서 당장 돈 퍼부어 만화

만들라는 건 아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돈도 얼마 안 들면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제대로 하란 말이다!

영화에 자막 좀 깔아라!!!! (다시 열불나기 시작한다…… -_-)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만든 Age of Empire 는 나랑 신랑이 가끔씩

즐기는 게임이다……

근데 신랑이 Age of Empire II 를 산 이유가 재밌다……

날 위해서 샀다는 거다……

AOE II 에서는 선택한 나라마다 그 나라 말로 명령어가 나온다……

한국을 선택하면 한국어로 명령어가 나오는 거다……

내가 영어를 못 알아듣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것땜에 AOE II 를 살

필요가 있느냐고 했더니 신랑이 하는 말,



“그래도 아는 말 나오면 기분 좋쟎아.”



모르긴 몰라도 각 나라 말 집어넣는 덕분에 AOE II 는 이득 많이 봤을

거다……

그뿐이 아니다 Age of Empire Expansion 도 샀다……

울 신랑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거북선 나오쟎아……”



바로 이거다……

정말 뛰어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사람도 아닌 울 신랑이 거북선 나왔다고 좋아서 사는 판인데

한국 사람들에겐 얼마나 더 기분좋게 잘 팔리겠냐는 말이다……

근데 우리 영화는 이게 뭐냐……

기분 좋은 건 커녕 괜히 알아듣지도 못하고 돈만 쓰게 만들었다고

한국 영화라면 치를 떨게 만들기 십상이다…… -_-












챔피언 한편 보고 와서 너무 말이 많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면……

울 신랑이 DVD 광이라서 여태까지 모은 DVD가 200개가 넘는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처음에 한국 영화 DVD 좀 사려고 하면 영어

자막이 없어서 살 수가 없었다……

그나마 영어 자막이 있는 건 모두 홍콩에서 해적판으로 만든 VCD 였다……

울 신랑은 절대로 VCD 를 안 사기 땜에 끈질기게 기다리다가 한참 후에야

영어 자막이 있는 DVD로 쉬리와 공동경비구역을 살 수 있었지만 홍콩판

VCD를 산 미국애들도 상당할 거다……

왜 우리가 잘 만든 영화를 그깟 자막 하나 땜에 홍콩이나 대만한테

뺏기나?

울나라는 월드컵도 개최하고 올림픽도 십몇년 전에 개최한 국제적인

나라인데 워째 국제적인 마케팅 수준이 이 모양인가?











물론 잘 만든 경우도 있다……

펄프 픽션 같은 건 미국 영화인데도 울 신랑이 한국에서 DVD를

주문해서 샀다……

미국에서 만든 DVD 에는 없는 다큐멘터리가 하나 더 들어있어서란다……

조금만 신경쓰면 미국에서 만든 영화도 이렇게 한국에서 사 가게 할

수 있는 건데……











핸폰도 그렇다……

요즘처럼 찬란한 핸폰의 황금시대가 언제 또 있겠는가?

미국 시장에서도 알아주는 삼성과 LG 핸폰……

근데 특별히 맘에 드는건 벨소리다……

울 신랑 친구가 삼성 핸폰을 쓰는데 벨 소리가 경복궁 타령이다……

내친 김에 나도 삼성 핸폰 사서 벨 소리를 경복궁 타령으로 맞춰놨다……

울 신랑은 LG 꺼 사줬다……

앞으로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 핸폰에는 한국 벨소리가 좀더 많이

들어있었음 좋겠다……











내가 굳이 소리소리 높여 외치지 않아도 모두 공감하겠지만,

뉴 밀레니엄은 문화 전쟁 시대다……

게다가 뉴 밀레니엄 문화를 이끌어 갈 막강 인터넷은 한국 따라갈

나라 없다……

한국에는 머리 좋은 사람 무지 많은데……

최소한 작은 것에서부터 외국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케 해야 우리 문화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지 고심해봤음 좋겠다……

울 나라가 문화 전쟁에서 챔피언이 되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제다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2-09 15:1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EDI
2003.02.09 15:15
생뚱맞게도 제안/건의 게시판에 올라와 있었는데....
좀 더 많은분들이 읽는게 좋을것 같아서 옮겨왔습니다.
(한국영화에 자막 넣으라고 필커에 제안하시는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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