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가 없는 푸념이에요..

anonymous 2007.02.25 18:11:12
전 학생입니다.
이곳 필커는 지금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며
자신의 정열을 바치시는 분들이
휴식처 삼아, 이야기 할곳을 찾아, 정보공유도 하며,
영화인들의 휴식처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힘들다, 힘들다, 이야기를 하는것 보면,
정말 이일이 쉬운일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 아직 습작한편 제대로 만들어보지 않았어요.
선배들 작품에서 제작이나 촬영스탭으로 몇번 하기만 했을뿐,
제가 연출을 하거나 카메라를 잡은적도 없거든요.

촬영현장은 정말 재밌어요.
스탭으로 있으면서 스크립터도 쓰고, 붐도 잡고, 슬레이트도 치면서,
콘티보며 사이즈 일일이 잡는 것, 또 시나리오 보며, 의견 나누는 것도,
정말 즐겁거든요. 또 새벽부터 시작해서 쌩썡 부는 차가운 바람 맞아가며
밤늦게까지 촬영하고 스탭들끼리 소주 한잔하며 찍은 영화 이야기하면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어요.^^

근데 자꾸 제가 연출을 하거나 카메라를 잡는게 왜 이리 두려운지..
또 과연 재능도 없고 나보다 더 열심히,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난 정말 이 일이 즐거운건지, 그냥 영화한다고 겉멋만 잔뜩 든건지
모르겠거든요. 한 친구는 제가 영화이야기를 할때면 제 눈이 반짝거리고
지금까지의 제 모습중 정말 즐거워 보인다고 합니다.
중학교때부터 친구여서 절 잘 아는 친구죠. 하지만 전 그때도
그저 남이 모르는걸 아는체 할수 있어서 잘난 기분에 그렇게 보이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간간히 든답니다.
제가 군대를 제대한지 2개월 되갑니다.
군대 가기전만 해도, 돈같은거 밥만먹고 살돈 벌어도 되니,
정말 집에 영화 한가득 쌓아놓고 보는게 꿈이었는데,
이제 그런 꿈이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지네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도
계속 할 수 있을지..그런 생각이 든답니다.

제가 생각해도 뭐 하나 제대로 해보지 않은 놈이 이런곳에
이런 글이나 올리는 제가 어이가 없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