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씨께

anonymous 2004.02.17 13:18:28
이승연씨...
아무 때나 마녀사냥.. 운운하시는게 아닙니다.
의도는 그랬지만 그게 상처가 될줄 몰랐다..는 앵무새 같은 말은 이제 제발 그만두십시오.
때로.. 생각이 짧고 신중하지 못한 것도 '죄'가 될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뭔가 의미 있어 보이는 누드 작업을 하고 싶으셨겠죠.
그랬을거라 짐작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언젠가 흉악범들에게 유린당한 기억이 있는데
그들이 아직 처벌받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그 아픔을 헤집어 그 '강간의 기억'을 누드사진집으로 만들어
그 수익금으로 당신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이 일을 당신을 위한 일이라고 떠벌인다면
당신 기분은 어떻겠습니까.
지금 할머니들은 그보다 백배는 더 고통스러운 기분일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누드사진집이 아니다라는 말도 그만두시고
당신의 지적 허영심을 자극한 얄팍한 상흔에 춤췄던 당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치십시오.
차라리 그냥 누드였다면
우리 역사의 아픈 기억을
할머니들의 고름같은 상처를 헤집지 않은 작업이었다면
그 돈으로 조용히 나눔의 집에 기부를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테지요.
게이샤니 해탈이니 2, 3차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작업도
더 점입가경이라는 말만 나오지 당신의 의도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도
제발 다시 상식을 회복하여 이해해주길 바라구요.

당신 의도를 정말 51% 믿어서(이, 51%의 의미를 아시죠 ?)
정말 할머니들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었다면,
그 촬영 기간 동안 차라리
일 대사관 앞에서 일인시위라도 하셨으면 정말 확실하게 어필하셨을텐데요.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앞으로 당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증명될 것입니다.

의도가 모든 걸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건 당신도 4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익히 아는 사실일 거에요.
당신을 사랑하는 팬이 사랑하는 의도로 당신을 해꼬지하는 끔찍한 스토킹을 했다면
의도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없다는 것 잘 아시죠 ?

당신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의 이름을 건 작업 아니었습니까.
당신 뒤에 숨어 있는 다른 비겁한 얼굴과 이름들 때문에 당신이 희생양이라 생각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그러니 더 신중하셨어야 하는 겁니다.
본래 대중스타란 자기 이름과 얼굴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것이 돈이 되었든 인기가 되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