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좀 나눠주세요..
anonymous
2003.08.12 01:50:58
그냥..우울해서 적어봅니다. 제가 오늘 스크립터 뽑는데 갔다 왔거든요..
사실 전 영화 전공도 아니고, 저 혼자 공부한 것도 없고.. 영화 일 해본 적도 없고,,,
여기 영화일을 하려고 하시는 분들에 비해 너무 준비가 안되어 있어요.
그래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혹시 하게되면 혼나가면서 열심히 할 생각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이구요..
나름대로 준비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어제 영화 찍는 선배한테 가서 촬영하는거 거들면서 눈칫껏 스크립터 언니가 하는거 봤어요. 이것저것 물어보
기도 하고..짐도 챙기면서.. 근데 가서 보니까 더 자신이 없어 지더라구요. 감독님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알아서 잘하는 언니를 보니까 내가 무슨 생
각으로 한다고 덤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의욕만 앞세워서 하고 싶다고 말할 일이 아닌거 같았거든요. 괜히 제가 했다가 다른 분들에게
피해 줄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 조감독님 만나면서 솔직하게 이야기 했어요. 열심히 할 자신은 있지만 잘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 못드리겠다구요.
한번 해본 적도 없으면서 일을 맡고 싶은 욕심에 그렇게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오는데 후회가 되기도 하고..
생각해 보니까 하고싶긴 정말 하고 싶은데... 그냥 잘 할 수 있다고 시켜만 달라고 할 걸 그랬나봐요.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갑자기 이런 고민을 하게 되니 혼란스럽고 괴로워요..
겨우 한번 부딪혀 본거면서 겁먹고 움츠려 들어 있는 제 모습에 실망스럽기도 하고....앞으로 계속 이렇게 부딪혀 나가야 될텐데 저에게 힘을 좀
주세요...따끔한 충고 한마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