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짜증나.. 미친 영화판...
anonymous
2002.11.07 12:26:30
다른 일을 했었드랬죠...
그 쪽에서는 대표이사의 신임을 얻으며, 정말 열심히 일했구요..
제 성격 상 리드해서 나가는 쪽이라, 제 능력껏 열심히 했었드랬구요..
아는 분이 있었드랬죠..
그 분이 내가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저를 영화판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회사 기획실로 왔쬬..
근데 전 대체 하는 일이 뭔지를 모르겠습니다.
제 딴에는 정말 제작준비 중인 영화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작가도 아닌 것이 며칠 밤을 새가며 각색을 해보기도 하고(물론, 급하게 써야 하니 바꾸어 달라고 요청해서 한 거였슴다), 제작기획서 뿐 아니라 나름대로 영화아이템을 발견해서 시나리오개발기획서도 써서 제출하기도 했죠.
그런데 정작 영화가 들어가질 않으니, 공중으로 붕 떠서 이렇 듯 하루를 소일하고 있습니다.
일 밖에 모르던 제가 아침에 회사를 오려 길을 걷고 있노라면.. '아.. 오늘은 가서 뭘하지'라는 골 때리는 생각이 듭니다.
왠지 아무런 쓸모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미친 듯이 일하고 싶어도 정작 뭘 해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사수도 없숨다..
그저 자기 직위에만 탐내는 요상야릇한 사람들로만 가득하지, 동료애를 나눌 사람도 사수라고 일컬을 만 한 사람도 없숨다.
몇 달 동안을 복사하고 제본하고, 잔소리 들어가면서 열심히 배우려 노력했었드랬쬬.
하지만, 지금은 좌절입니다.
그 몇달 동안을 영화판에서 제작부 막내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사무실에 처박혀 시나리오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현장지식이 너무 없었던 것이었쬬.
사람 완조니 빙신 된 것 같았숨다..
영화 한번 진행해 보지 못한 회사에서 사수도 없이 무조건 오라고 하더니, 지금은 제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질책을 하더군요.. --;
왜 모르냐고..
당근 모를 수 밖에 없었숨다. 현장에는 나가본 적도 없는데다가 다른 영화관련인과 미팅이 있을 때는 제가 같이 가면 안되느냐고 해도 늘 지덜끼리 오가더니 이제와서 왜 못 하냐는 겁네다..
저는 이론 밖에는 모름다. 이론 하나는 정말 빠삭합니다. 늘 공부하고 내공을 쌓으려고 이론이라도 철저히 공부했기 때문이져..
근데, 지금은 여기 사람덜이 '영화판은 실무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주 우끼는 인간들입니다..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슴다.
다른 곳은 안 그렇다고 하더구만여.
근데 인푸라가 없어 물어볼 사람도 없숨다. 너무 너무 내 자신이 불쌍함다.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발굴해서 내 나름대로 열심히 시나리오개발기획서를 써서 부지런히 올렸드랬슴다.
젊은 세대는 잘 이해도 못하면서, 무조건 짜치다고 합니다.
그래 놓고는 무슨 말도 안되는 이상한 아이템을 얘기하면서 그게 더 좋다고 우기더구만요.
아.. 정말 너무 너무 퀄리티 떨어지는 그런 발상이었숨다.
영화판은 아직도 여자라는 존재를 무슨 룸쌀롱 접대부 정도로만 생각하나봄다..
아 정말이지 더럽숨다.
저요.. 진짜 이빨 꽉 다물고 열심히 뛰어서 영화판에 이름날릴 겁니다.
무엇으로라도 좋숨다.
그 때 되서 울고 불고 빌면서 와달라고 해도 안 갈 검다..
아.. 18 정말 X 같숨다.. 영화판이라는 데 말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