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음주운전 접촉사고 후 달아난 혐의, 2011년 음주 단속 적발 후 면허 정지, 그리고 지난달 27일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 송치. 배우 박상민 이야기다.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연예인의 음주운전 사건이 발생해 연예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로 위 살인자'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고와 피해를 야기하는 음주운전,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복귀 이후의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물론, 출연을 강행하려는 이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도덕적 잣대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과 사고 당일 술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길은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방송에 복귀한 바 있다.
길은 지난 2002년 리쌍으로 데뷔, '러쉬(Rush)'를 비롯해 '리쌍부르쓰', '내가 웃는게 아니야', '발레리노',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4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길은 2014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해 결국 MBC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바 있다. 이후 2016년 Mnet '쇼미더머니5' 심사위원으로 복귀했지만 2017년 또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활동을 중단했다.
자숙의 시간을 보낸 길은 지난 2020년 채널A '아이콘택트', '아빠본색' 등에 출연해 방송 출연을 시도했지만, 대중의 차가운 반응으로 복귀에 실패했다.
배우 김새론은 지난 2022년 만취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하다 가로수, 변압기를 여러 차례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후 자숙에 들어간 그는 1년 만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이아이브라더스 '비터스위트' 뮤직비디오를 통해 복귀 시동을 걸었지만 대중의 따가운 시선만 체감했을 뿐이다.
곽도원은 지난 9월 제주시 애월읍 소재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약식 명령을 받은 후 자숙 중이다.
곽도원의 음주사고로 영화 '소방관'은 지금까지도 개봉이 미정이며, 티빙 드라마 '빌런즈'도 공개일이 불투명해졌다.
걸그룹 애프터 스쿨 출신 배우 리지는 2021년 5월 서울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부근에서 음주운전 상태로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리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리지는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인생이 끝났다. 스스로 정말 실망스럽고 부끄럽다. 평생 수치스러울 일"이라며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음주 운전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중의 반감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한 사례도 있다.
개그맨 출신 방송인 이창명은 지난 2016년 삼거리 교차로 신호등을 들이받은 뒤 잠적했다가 21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당시 이창명은 음주운전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그를 기소했다. 이창명은 사고 직후 가슴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갔고,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창명이 음주운전 도주에 꼼수을 썼다는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이창명은 2년 만에 음주운전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이창명은 KBS '출발 드림팀'에서 하차하고 모든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2022년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6년 만에 방송 복귀를 시도했지만 대중의 싸늘한 반응만 얻었다.
당시 이창명은 오랜만의 지상파 출연에 "정말 기쁘고 MBC에 뼈를 묻고 싶다"며 방송 활동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이창명의 음주운전 혐의를 언급하며 '복면가왕' 제작진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수의 언론 역시 그의 복귀를 비난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자숙의 시간을 가져도 대중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심각한 범죄 행위다. 음주운전에 대한 윤리적 잣대 역시 10여년 전보다 훨씬 엄격해진 만큼 이런 악순환의 반복은 뿌리뽑혀야 하는 악습의 전형이다. 무엇보다 대중적 관심을 많이 받는 연예인은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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