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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다 죽어야 한다.

2011년 11월 07일 12시 44분 01초 1645
작가가 혼자 만들어낸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모든 권리를 제작사에 넘긴다는 건, 아주 개 좆같은 것 같다. 인센 안 걸려 있으면 수익이 전혀 없다. 인센이 걸린다 한 들, 절대로 제작사 지분의 3프로 이상이 될 수 없다. 제작사 지분 3프로가 얼마나 좆나 조금인가 하면.. 100만 본전인 영화가 200만을 하면 제작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대체로 4억 쯤 될 거다. 거기에 3프로면, 세금 떼고 천만원이 안 되는 거다. 본적을 무려 100만이나 넘겼는데도. 이건 어디까지나 작가가 골이 빠져가며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가 되고, 인센까지 확보했을 때의 일이다. 시나리오는 정말 책이 아닌 거다. 시나리오 작가도 원작자인데, 텔레비전 막장 드라마 작가나 공지영 같은 여자들이 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면.. 눈물이 난다. 시나리오는 영화를 위해 존재한다고 하는데, 사실 투자사를 위해 존재하는 거다. 대한민국의 모든 시나리오 작가들은 투자사 애들이 돈을 더 잘 벌 확률을 높이는 데에 뼈를 깎는 고통을 받고 있는 거다. 좋은 영화는 좋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든다고? 누가 어떻게 조질지 모르는 데, 좋은 시나리오는 무슨. 살면 살 수록 모든 건 그냥 운인 것 같다. 시나리오 작가에게 저작권이란, 제작사에 넘기기 전에 돈 오백 더 받아 낼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일 뿐이다. 극장에 걸려서 몇 백만이 되든, DVD가 몇 장이 팔리든 그건 작가와 아무 상관이 없다. 참으로 고민이다. 분명히 내가 쓴 시나리온데, 촬영장에서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일 뿐이다. 나도 안다. 배우에게 제작사에게 스탭들에게 작가가 얼마나 불편한 존재인지. 만약에 시나리오 쓰는 기계가 있다면, 제작사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걸 구입하려 들 거다. 대단히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뭔가 다른 나라 사람 취급이다. 에이 씨팔, 나도 그냥 감독질이나 해야 겠다. 어차피 시나리오 내가 썼는데 뭐. 보니까, 다들 그렇게 감독 됐더라. 연출 전공 했겠다 더 이상 작가로 살 이유가 있나? 영화 못 찍어도 시나리오 죽이게 쓰는 감독은 끝까지 살아 남는다. 아무리 잘 찍어도 시나리오 후달리면 얼마 못 간다. 그래서 한 때 날렸으나 지금은 사라진 감독들이 많은 거다. 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 할 거다. '씨팔, 좋은 시나리오가 없어. 작가 새끼들 다 죽어야 돼' 그리고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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