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메이커스에 가입한 지 십 년이 되어간다.
영화 일을 한지도 비슷한 시간이 흘렀다.
북마크를 눌러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와보는 필커이지만
점점 읽고 댓글을 달 글도, 쓰고 싶은 글도 없어진다.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좋은 사람들이 여기 모여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던 그 분위기를 기억한다.
그리고 나도 그들 중 하나라는 즐거움을 느꼈었는데.
이제 그것이 몇 해 전 일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심지어 오늘은 누군가가
운영자에게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다. 세상에.
그리고 "근거없는 오기와 똘기만 존재하는 게시판을 보며
영화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만 더 커진다"는 말이 기어이 나를 자극하고 만다.
큰 집의 열린 마당은 동네사람들한테 열려있지.
마루에 앉아서 쉬었다 가는 거라면 얼마든지 환영이고.
뭐 좀 친해지면 부엌에 들어가서 음식 만들어 먹어도 괜찮고
빈 사랑방에서 한숨 자고 가도 괜찮아.
하지만 주인네가 잠깐 집을 비우고 일을 하러 간 사이에
손님이란 사람이 흙발로 다니면서 있는대로 어지르고 더럽혀놓으면
돌아온 주인네 식구들은 어떻겠어.
적어도 유쾌한 기분은 아닐거라고. 존나 화를 내는 게 정상이지.
'자기 집처럼 편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 알아들으면 곤란한 거지.
이봐. 문제는 '필름메이커스 커뮤니티'에 드나드는, '필름메이커'가 아닌 사람들이야.
당신들이 필름메이커야? 당신들이 영화인이야?
몇 년을 지켜봐왔는데 정말 당신들은 여기서 이러면 안돼.
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