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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과 화분증, 잡초과 작물

2006년 07월 28일 17시 44분 32초 1250
1. 화수분, 화분증 - 내가 모르던 말.
"화수분"이라는 말을 가끔 듣기는 했어도 무슨말인줄 몰랐었는데, 어머님이 가르쳐 주시더군요.
끊임없이 재물이 나오는 단지 라고.

화분증은 또 뭔가 ..
꽃 따위등의 식물을 키우는 화분을 싫어한다는 얘기인가 했더니
봄철에 꽃가루때문에 생기는 알러지 를 말하는것이군요.

나는 모르고 있던 말들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쓰고 있던걸 알았을때 참 부끄럽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어휘의 빈곤이 내 마음의 그것처럼 느껴집니다.

2. 작물과 잡초.
순하게 인간에게 적응되어 그들에 의해 씨뿌려지고, 그들에 의해 흙이 덮여진 후 인간이 원하는걸 꼬박 꼬박 내어주면서, 그들이 그어논 선 안에서만 살아가는 작물. 갑자기 창녀처럼 느껴집니다.
잡초는 어떨까요. 끊임없이 인간과 사투를 벌이면서 제 멋대로 살아갑니다. 이곳이 아닌가부다 싶으면 바람을 타고,
벌 나비의 몸에 실려 서식지를 옮겨갑니다. 인간이 뽑아내도 뽑아내도 죽지않고 온갖방법을 다 동원해서 머리를 쥐어짜 살아남습니다. 그들에겐 자유가 있습니다. 비록 보호받지 못하고 잘 먹지 못할지언정, 죽지않고 악착같이 살아갑니다. 악착같이 씨를 떨굽니다. 영화를 시작할때 비록 가난하더라도 자유롭고 싶다던 제 모습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왠지 인간에게 잘 길들여져 배불리 비료도 받아먹고 해충이 생기면 인간들이 알아서 처리해 주는, 그들의 말만 잘 들으면 잘 살 수 있는 그런 작물이 되고 싶어집니다. 비록 농약을 잔뜩 품어 누구라도 그것을 먹는날엔 어떤일이 벌어질지 장담못하는 작물이라도 말이예요. 요즘 제 맘속에서 두 마음이 쌈질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유달리 매사가 저런식으로 느껴집니다. 역시 화초처럼 자라난 못된 습성은 버릴 수 없는걸까요....아니면, 씨앗 하나 떨구어 생겨버린 새끼 키우려면 또 역시 잡초처럼 악다구니 쓰며 살아가야 하니 역시 이렇게 생각하면 이렇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런걸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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