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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2006년 06월 09일 19시 24분 29초 1129 1
망종이 무슨 날인줄 알아요 ? 올해는 망종이 현충일이랑 같은 날이었는데.
그날이 지나면 더 이상 씨를 뿌리지 못한데요. 망종이 지나 곡식의 씨를 뿌리면 그 씨는 자라지 못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메밀은 잘 자란데요. 망종은 지나갔고... 땅은 놀고 있고. 그 노는 땅들이 너무 아까운 옛날 농부들은 광을 뒤져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메밀씨앗을 훌훌 뿌렸데요. 그냥 훌 훌 뿌려도 메밀은 잘 산데요. 그래서 온동네 강원도가
가을만 되면 소금을 뿌린듯 하얀 메밀꽃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그랬다네요.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 마감 기한인 망종을 넘기고도 대지에 뿌려지지 못한 씨앗들은 다음해 봄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죠.
사랑에도 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던 왕가위도 있지만...
만년을 살 수 있어서 정말 만년을 기다려야 한다면 이렇게 잠든채 만년동안 기다리겠지만,
만년을 살 수 없는 나는, 지금 내 가슴속 씨앗은...올해는 틀렸구요.
나의 마음은 망종을 지나고도 대지에 뿌려지지 못한 씨앗들처럼 아직 잠들어 있습니다.
다음해, 그 다음해... 또 그 다음해... 그렇게 15번째의 봄을 기다립니다.
아직은 지켜주어야 할 사랑 때문에, 날 위한 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착한 사람을 위해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6.06.09 21:56
이 예쁜 글을 읽다가도 이 부분에서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집니다.
"그 마감 기한인 ... 넘기고도"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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