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우선 웃고 넘어가겠습니다. ㅋㅋㅋ
네, 저는 이번 독립영화제작지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제가 아는 지인들이 선정의 영광을 누렸기에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싸이트 접속! 첨부파일 클릭! 을 한 그저 지나가는 과객일 뿐입니다.
헌데...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사위원님들의 평을 읽는 순간 한국 독립영화의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져서 몇자 글을 남기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느낀 한국 독립영화계의 암울한 미래의 원인은 심사위원님들이 이번 지원작들을 보고 느낀 그 원인과는 정'반대'로...
심사위원님들의 작품선정 기준이 한국 독립영화계의 발전을 20년 '퇴보'시킬 '아집의 시선'으로 느껴졌기에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진 것입니다.
솔직히 다른 부분에 대해선 저도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쪽 언급은 피하고, 극영화 부문에 대해서만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심사평에 대한 간단한 코멘타리를 해보도록 하겠슴다.
"극영화 시나리오의 경우 가장 아쉬운 점은 ‘단편다움’에 대한 고민의 부족입니다.
(-자, 단편다움이란게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 규정되지 않은 단지 '썰' 로만 존재되어 온 '실체가 없는 기준'을 들고 심사를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장편영화를 ‘소설’로 단편영화를 ‘시’로 치환시켜서 그 특징을 말합니다.
(-누가 그럽디까? 어떤 책에 나와있는 얘깁니까? 여보셔요! 장편영화란 말 그대로 '길이가 긴 영화'이구요, 단편영화는 말 그대로 '길이가 짧은 영화' 입니다. 세계 어느나라에서 영화의 구분 기준을 그렇게 잡고 있습니까? 시적 감수성이 배어져 있는 2시간이 넘는 수많은 장편들은 뭐고, 짧지만 소설적 내러티브의 완결을 가진 그 수많은 단편들은 뭡니까? 그리고 솔직히 장편영화들 중에 소설같은 구석이 전혀 안 보이는 말그대로 '예술하고 싶어서 한번 해본' 이해도 10%미만의 영화들 아주 많이 있슴다. 그리고, 기왕 비유하시는 거, 단편영화를 '단편 소설', '꽁트', '수필' 로는 왜 비유를 안 하십니까? ㅋㅋㅋ
솔직히 이 얘기는 영화과 대학 1학년들에게 쉽게 단편영화를 설명하기 위해 공부 별로 많이 안 한 2학년 선배들이 해주는 얘기지 국가적 공모전 심사위원이 할 얘기는 아니라고 보는데용~)
장편영화의 축약본이나, 장편영화의 일부분처럼 느껴지는 그런 단편이 아니라,
(-이 부분 압박입니다!! 솔직히 장편영화를 30분, 20분 미만으로 축약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영화의 신입니다.신! 세상에 1시간 반 짜리를, 2시간 짜리 장편영화를 어떻게 그렇게 짧게 축약을 할 수 있나용? 고 기술좀 가르쳐주세용~ 존경 베리마치 입니다! 장편영화의 일부분? 장편영화를 중간 아무데서나 10분, 20분 짤라서 보면 그게 무슨 내용인지 아나요? 그렇게 단편작업하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자기 돈 수백 수천 꼴아박으면서 테스트 처럼 단편 영화찍는 사람 어디 있냐구요? 요 부분에서는 솔직히 좀 화가 난 부분인데요. 차후에 얘기해 보겠지만, 이 분들, 영화에 대한 강한 선입견, 편견, 색안경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란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장편영화의 축약본, 장편영화의 일부분 처럼 느껴지는 단편! 그런 단편이 존재한다면 제발 한번 좀 봤으면 좋겠네요. 어떤 영화들을 그렇게 얘기하고 평가하는지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적 시간이나 공간적으로 단편영화로서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소설’이 아닌 ‘시’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편영화의 고유한 특성이라... 뭐죠? 그런게 있나요? 흠... 그럼, 장편영화의 고유한 특성도 있겠네요? 그렇담 그건 또 뭘까요? 영화적 시간과 공간에서 드러내야 할 고유한 특성... 음... '고유한 특성'... 영화 탄생 100년 여 동안 나온 수많은 영화와 필름 쪼가리들... 그리고 소위 '훌륭한 영화' '좋은 영화'라고 하는 영화들에서 '모두' 느껴지는 그 '고유한 특성'... 그런게 있나요? 정말 있나요? 좀 갈켜주세요. 뭔지...
-단편영화가 '소설'이 아닌 '시'로서 기능한다... 아니, 단편영화가 좀 소설로 기능하면 안되나요? 그런 법이 있나요? 거 좀 '꽁트'나 '수필'같은 기능 도 좀 하게 해 보실 생각 없나요? 논지가 마치 '시 만이 진정한 문학이며, 예술이다!! 다른 장르는 꺼져라!'라고 들리는 이유가 뭘까요?)
마치 시인이 시 한줄 시구 하나를 쓰기 위해 고민하는 것처럼, 나에게 찾아 온 최초의 이미지, 에피소드, 주제, 소재 들을 어떻게 하면 단편다운 틀에 녹아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길 바랍니다.
(-거 참 '단편다운'이란 표현을 즐겨 쓰시는데... 짧은 영화가 단편 아닌가요? 단편은 오직 '시'처럼 나와야 하나요? 다른 장르 꺼져라! 이겁니까? ㅋㅋㅋ)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영화를 ‘나’나 ‘나를 둘러싼 현실’에서 시작하지 않고 다른 영화나 다른 영화 속의 현실에서 시작하는 경향입니다. 자신의 영화세계를 배우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고 그렇게 해보고 싶은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 대한 고민과 성찰에서 출발 할 때 그것은 분명히 시나리오를 읽는 사람에게 영화적 진실로 전달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영화적 진중함이나 무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음... 이 부분은 일견 맞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당히 객관적이지 못하고 주관적 잣대로 흐르게 될 소지가 많은 시선이라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시나리오의 창작자 본인이 아니면 절대 모르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은 절대 알 수가 없죠. 무슨 얘기냐하면, A란 사람이 어떤 시나리오를 썼다 이겁니다. 근데 주위에서 보기에 '당신 시나리오는 어떤 영화를 베낀 것이야!'라고 말한다 이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A는 그 영화를 본 일도 없거니와, 실제로 A 주변의 일, A 본인의 일일 수도 있다는 거죠. 국가적 공모전의 심사위원이라면 최대한 자신의 이런 개인적 '선입견'은 배제하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가능성을 보아야 맞을 것입니다.
공모전에서 고민과 성찰, 진실성 운운하는 게 좀 우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어떤 후보작들 중에서 이런 고민과 성찰, 진실성 등이 결여되어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이상, 이런 정신적 부분에 대해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니, 어느 누구에게도 타인의 작품, 열정에 대해 고민과 성찰, 진실성 운운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지극히 주관적 잣대로 국가적 공모 심사를 했다면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가능성을 볼 혜안을 갖고 계시기에 심사위원이 된 게 아니었습니까?)
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심사위원분들이 '단편영화'에 대해 굉장히 '협소'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단편영화 다운', '단편영화 스러운' 이란 표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재밌는 건, 그런 단편 스럽다는 표현이 한국에만 있다는 거죠. 외국의 단편은 말그대로 이런 '다운', '스러운'이란 개념이 낄 틈조차 없죠. 워낙에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말그대로 단편이 'Short film'이니까요. 길이가 '짧은 영화'라는 것입니다. 그 중에는 정말 해괴한 아무도 이해못할 영화도 있으며, 순간의 감정 포착 내지는 잠깐의 우스운 해프닝도 있습니다. 정말 '개인적' 정서를 담아낸 작품도 있으며, 짧지만 완결성이 있는 내러티브 구조를 가진 작품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무슨 영화가 찍다만 것 처럼 중간에 뚝 끊어지기도 하구요... 그들의 이런 영화의 폭넓은 수용이 그만큼 이들의 영화를 발전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단편... 한국 독립영화... 솔직히 말하면 10년전, 20년전 영화들이나 요즘 나오는 소위 '단편스러운' 영화들... 똑같습니다. 내용은 비슷비슷하고, 연출은 한명이 그 수백편의 영화를 10년 20년 꾸준히 해온듯한... 다시 말하자면 80년대에 나온 '영상연출' 서적 그대로, 내지는 뻗쳐놓고 배우 피사체 삼아 담아내기 식의 촬영 그대로 해왔다는 거죠. 발전? 잘 모르겠네요... 고민? 성찰? 진실성? 진정성? 저는 그런 영화들에서 이런 것들을 못 느꼈다고 하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 운운하면서 무식한 놈으로 매도시키시겠죠. 그만큼 그런 멘탈적 요소는 함부로 객관화 시켜 어떤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얘깁니다. 오히려 독립 단편 영화계에서 손을 들어준 그 수많은 감독님들... 상업영화계로 가셔서 실망스런 모습만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오히려 그 '단편스러움'을 이용해서 상업영화계로 가는 발판으로 삼지 않았냐는 겁니다.
솔직히 '독립영화'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계의 자본을 쓰지 않고 독립된 자본으로 영화를 찍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무슨 '독립영화'하면 꼭 초 저예산에 내용은 거기서 거기인 '고뇌하는 인간 내지는 청춘의 자아성찰'만 찍어야 합니까? 이런 예술영화 컴플렉스가 영화의 다양화와 다른 방식의 발전 가능성을 막아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조지 루카스가 독립영화감독이었다는 것 아시죠? 독립영화로 SF를 찍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독립영화로 SF찍는다 그러면, "영화를 ‘나’나 ‘나를 둘러싼 현실’에서 시작하지 않고 다른 영화나 다른 영화 속의 현실에서 시작하는 경향입니다. 자신의 영화세계를 배우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고 그렇게 해보고 싶은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 대한 고민과 성찰에서 출발 할 때 그것은 분명히 시나리오를 읽는 사람에게 영화적 진실로 전달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영화적 진중함이나 무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라고 하면서 가차없이 찐빠 놓겠죠...ㅋㅋㅋ
아직 한국 영화계에는 유학파, 70년대 대학가에 만연했던 예술영화 컴플렉스(대학생=지성인=예술영화 봐야한다)에 휩싸여있던 분들이 교계, 평론계, 학술계, 영화제 등에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주창하시는 '영화의 의무 예술화'가 상업 영화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구요. 우스운 현상이죠 ㅋㅋㅋ 영화 탄생한지 이제 겨우 100년 남짓 되었구, 이제 겨우 걸음마 시작하는 애기와도 같은 존재인데, 무슨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아저씨들 처럼 빨리 예술되라! 예술 되어야 한다! 고 재촉하는 컴플렉스 덩어리 학부모 처럼 말이죠... 가만 내비둬도 예술 될 영화는 예술 되고 그냥 오락영화는 오락영화로서의 가치를 할 것인데 말입니다.
문제는! 이런 주류의 가치들이 다 '교육'을 통해서 '주입' 된 것이라는 거죠.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가슴'으로 영화를 보고 평가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영화 교과서, 텍스트 들을 보면서 교육을 통해 주입된 것이라는 겁니다. 영화를 자신이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몇몇의 '텍스트'와 그 텍스트가 가진 '신화'를 동경하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그거 아니야!" "난 그런거 전혀 못느꼈어!" "재미없던데? 그게 뭐야?" 라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그렇게 길들여졌다는 겁니다. 왠지 그 영화들을 이해하면 자신이 천재인거 같고, 예술적 감수성을 가진 것 같고, 안티를 걸면 무식한 놈으로 매장당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말입니다. 그러면서 어떤 '좋은 영화'에 대한 환상과 자기 아집이 생기구요, 그 밖에 것들은 다 천하고 어리석은 것들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 분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죠. 변화하길 싫어합니다. 왜냐면 자신들의 밑천이 바닥 날까봐 두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 판도와 판단가치, 기준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평가하고 가치판단을 해주시는 분들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내공은 없고 그저 배운데로만 하시는 분들은 옛날 영화이론을 맹신하며 텍스트화 된 몇몇 영화 평론을 암기할 뿐입니다. 자신의 눈이 없는 거죠. 남의 눈이 자신의 눈이 되버린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번 독립단편 심사위원님들은 이런 분들이 아니시길 바랍니다. 다만 그저 심사평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런 글을 쓰게 된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그 글이 그분들의 진정이라면...
정말로 한국 독립영화계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