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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

참...뭐 같은 세상입니다....

2004년 08월 23일 01시 58분 19초 1209 3 2
젊은 배우,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배우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2000만원이 넘고, 영화판에서는 편당 몇억이 오가는 마당에 정말이지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지만 스텝들 인건비 오를 날은 오지 않는군요............
충무로에 들어온지 이제 4년이 넘었지만 제가 이제껏 받아온 페이보다 이 사람들 하루 회당 출연료가 많군요....
뭐 사실 따지고 보면 다들 그 배우들 보러 극장도 오고 영화며, TV를 보는거니까 할말은 없지만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인 신문고라는 제도가 생겨 이제는 어느정도 제때 임금 못받는 사람이 없으려니 생각도 들지만,제작사들
정말 너무들 하는것 같습니다.
며칠전 일입니다. 역시나 같은 일을 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최근 개봉 할 영화를 막 끝낸 친구를 정말이지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소주가 한잔 걸칠 요량으로 포장마차를 들르니 그 친구 벌써 은근히 취기를 오른 상태더군요.
잘지내지,영화는 잘 나왔니?
으레 하는 인사로 첫 말을 건네기가 무섭게
잘지내긴...돈 구경한지가 몇 달된다....
왜? 개봉이 낼 모레쟎아?
회사 돈 없단다....씨팔....그냥 기달래 달랜다....믿고....
할말이 없었습니다....
야!그러지 말고 필커 신문고에 올려....
어떻게 그러냐....나만 못 받은게 아닌데...
추운 겨울 현장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가끔 들려오던 그 친구의 목소리가 생각났습니다.
야!영화 잘 나올것 같애....
그래? 춥지?
아니 괜챦아...야! 나 지금 다시 현장 가봐야 겠다.이따 전화 할께....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어 다녔을 그 녀석 생각하니까 참 서글펐습니다.
마지막 소주를 비우고 계산 하겠다는 녀석 억지로 뜯어 말리고 계산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를 만들기 전 제작사 대표나 피디들 회식자리에서 이런말들 자주 하죠.
혹은 감독들 여느 시상식에서 수상소감 할때 늘상하는 이야기....
다들 여러스텝분들의 노력 때문입니다.수고하셨습니다...
맞습니다.영화 혼자 만드는게 아니죠.
감독의 노력도,배우의 노력도,제작사투자사의 돈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역시나 비가오건 눈이 오건
고된 일 묵묵히 하는 스텝들의 노력이 제일 크다고 전 생각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정당한 노력의 댓가는 왜 주어지지 않는지....
오갖 한국 영화 개봉때면 늘상하는 시사회나 각종 인터뷰에서는 왜 배우의 역할이나 감독의 노력만 확대되고
비춰지는지....
혹자는 그러더군요.그러니까 억울하면 빨리 데뷔하라고....
참...뭐 같은 세상입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4.08.27 15:34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지만 현실은 너무 냉혹하네요...
저도 며칠 전에 한때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60년대 제작자 한 분의 인터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의 제작여건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참 묘하게도 이렇게 세월이 흐른 지금의 제작여건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입니다... 뭐 그래 생소한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다만 지금의 현장 스텝들이 그 당시 보다는 좀 (아주 조금) 좋아진 여건에서 일한다는 것 이외에는 말이죠...
그 분이 우스게 소리로 왜 한국영화판을 '충무로'라고 이야기 하는 줄 아냐며 묻더군요...
왜 충무로일까...?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는 것... 그 당시 영화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자리가 '충무로'이기에...
그 분의 말씀으로는 그 당시 충무로에 태극다방, 스타다방, 그리고 하나가 더 있었다는데, 이들 다방에 항시 영화스텝들이 모여 있었답니다... 공교롭게도 (현장에서) 일 하고 있는 스텝들이 아닌 구인/구직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더군요...
그래서 '충무로 간다'는 말이 '일자리 구하러 간다'는 말... 하하하
그 시절에는 다방이 꽤 비싼 기호식품인걸 감안하면 생계능력이 최악(대부분의 현재스텝들도 그러하지만)의 사람들이 '영화'라는 열정 때문에 그 비싼 다방에 모인 것이랍니다... 지금의 충무로는 인쇄골목으로 변했지만 말입니다...

TV에서, 잡지에서, 신문에서 모두들 다 한국영화의 제 2 전성기를 이야기 하면서 또한 그 속에 감춰진 구조적인 무제점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야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와닫는 부분은 적다는 점입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아무튼 힘든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쉽게 '남들처럼~' 살아라고 하면 그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가끔씩 정말 '남들처럼~'이란 말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혼자 멍하니 '뭐하나~' 이럴 때 일수록 말이죠...
그래도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하루를 보냅니다...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니까 '그럼 그만두지 알면서 왜 하냐?'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냥 웃어 주었습니다... 저도 아직은 잘 모르기에 말입니다... 그냥 내 꿈이기에 그런가 봅니다...

간만에 저도 이 글을 읽고 한탄해 봅니다... 헤헤... 일단은 기분이 좋네요... 힘내시라는 말 밖에... 홧팅요...!!!
한국영화의 발전 보다는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anonymous
글쓴이
2004.09.07 16:56
진짜 만땅 공감합니다 완전히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가져가는 격이죠 스텝들 노고 정말 개선이 안돼는건지

어디다 청구해야 하는건지 안타깝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4.09.13 20:02
제작사들 스텝들 알기를 정말 뭐같이 알죠.
영화 혼자 만드는것도 아니고....정말 제때 돈이나 줬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잘되면 몇억씩 챙겨가는거 이해합니다.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일한만큼의 정당한 댓가나 대우를 해 달라는 겁니다.
정말 그것두 힘든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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