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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동그란 뻥튀기가 좋다

2004년 02월 18일 17시 42분 26초 1557 24
고물상 쓰레기장같은 내 책상에 앉아
동그랗고 싸구린 뻥튀기를 먹는다..

하나 두개 먹을땐 제법 먹을만 하다 했는데
먹다보니 양쪽 입가가 쓰려온다
목도 말라온다.
물가지러가긴 정말 귀찮다

그만 먹어야지..하면서도 계속 손이간다
젠당...프링글스냐...

맛이 죽이는것도 아니고
영양이 듬뿍도 아닌놈이 ..

둘..셋..
결국 하나 남을때까지 게눈감추듯 먹고는
앗,벌써...싶다.

이제 목은 마를때로 마르고
입가는 화끈 정말 아프다

하나남은 뻥튀기 ..먹을까말까
녀석을 째려보다 ..결국 봉투에 손을 넣는다

한입...크게베일려다가
그래도 하나남은게 아쉽다

조각을 뜯어내듯 잘라먹는다
음..그런대로 구수한맛이 느껴진다.

이제서야..이게 마지막인데..

결국
아쉬움을 다 느끼기도 전에 뻥튀기는 내손에서 사라지고 없다.
빈 봉투와 내 가슴팍에 하얗게 떨어진 가루만이
뻥튀기가 있었었다는걸 증명해보일뿐..

무얼먹었는지 맛도 느껴지지않고
얼마나먹었는지 배도 느끼지 못하면서
난 밖으로 나간다..

동그란 뻥튀기사러...




결국은 이렇게 살아가는거지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 아닌 사람들이 보기엔
저녀석 도대체 뭐하며 사는놈인가 싶다한들
나스스로도 가끔씩 공허한 회의가 들다한들
난 밖으로 나간다.. 내가 있을 곳으로 그자리로..

뻥튀기를 게눈감추듯 먹는 순간과
일을 시작하면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시간..
벌써 다먹었네..와
언제 여기까지 왔지...를 느끼는 순간이 난 좋다

혹시아나..
뻥튀기 좋아하다 뻥튀기 장사라도 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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