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
2,058 개

글쓴이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게시판입니다
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

....... 참..

2003년 11월 30일 07시 58분 12초 1502 3
"3번만에 대박 터뜨렸다고 남들은 좋겠다 그러는데, 저는 날아갈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웃는 것도 아닙니다. 과정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성격이 이상한가요?"

영화 <매트릭스3-레볼루션>과 <킬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하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오른 영화 <올드보이>.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올드보이>는 26일 현재 전국 관객 7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중이다. 영화 <올드보이>의 인기를 등에 업고, 97년 절판됐던 만화 <올드보이>도 이번에 새로 복간됐다.

그런데, 이번 영화의 기획을 맡아 <올드보이> 탄생을 주도했던 000 프로듀서(이하 PD)는 오히려 담담하다. 흥행을 예상했냐고 물으니,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는 성격이라 잘라 말한다.

영화 <올드보이>는 000 PD가 만화책 <올드보이>를 읽으면서 이루어졌다. 영화 휴머니스트(감독·lll) PD를 데뷔작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감독·uu)' 시나리오 기획을 거쳐 이번 작품이 3번째다.

전작의 흥행성적이 저조했던 그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3할 타자'로 올라섰다. 프로듀서는 세 작품 중 하나만 인기를 얻어도 '성공'이라고 하는데, 0 PD는 "운이 좋았다"고 짤막하게 표현했다.

이번 작품이 만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만화 외에도 소설, 신문, 잡지,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참고했다고 말한다. 그가 시나리오기획을 맡았던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카롤링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올드보이>를 작업하면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그와 인연이 깊다. xxx 감독은 그의 PD 데뷔작인 <휴머니스트>의 시나리오 작가였고, aaa 시나리오 작가는 영상작가교육원 동기로 8년 지기다. 제작과 기획분야 스태프들도 이전부터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라고. <올드보이>에서 그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기획 PD, 마케팅 PD 등 PD팀은 다음 작품에도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취향을 건드리는 건 무척 민감한 문제인데, 함께 일하던 사람들에게는 이런 부분도 스스럼없이 말할 정도예요."



▲ 영화의 모태가 된 만화 '올드보이'. 이번에 새로 복간됐다.


감독이 영화제작의 내적인 부분을 총괄한다면 PD는 영화기획에서부터 극장에 걸리기까지 외적인 부분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0 PD의 표현을 빌리면 감독은 깊이 들어가고, PD는 넓게 들어간다.

000 PD는 이번 작품에 대한 구상이 서자 xxx 감독에게 먼저 연락을 했고, 다시 배우 sss에게 연락을 해서 서로의 호감도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 뒤, 그가 바로 추진한 일은 일본에 건너가서 <올드보이>의 저작권을 갖고 있는 후타바시야를 찾아가 판권계약을 맺은 것이다. 판권계약이 이뤄진 이틀 뒤, 소주 한 잔 마시는 자리에서 작품에 대한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0 PD는 "PD란 영화판의 균형을 잡는 역할"이라고 정의한다. 영화 성공의 세 가지 요소인 감독과 배우,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적절하게 조율하는 게 PD의 업무라는 설명.

감독의 요구가 열 가지, 제작자가 갖고 있는 것이 다섯 가지일 때 양쪽을 설득하면서 적절한 지점을 찾아내고, 감독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상업적인 관점에서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PD의 임무라고 덧붙인다.

<올드보이>에서도 xxx 감독의 건조한 정서와 자신의 멜랑콜리한 정서가 많이 부딪혔다고 귀띔한다. 후반부 ggg가 죽어 가는 모습을 찍을 때, 000 PD는 시간을 좀더 늘리자고 요구했고 xxx 감독은 '유치하다'며 반대했단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사실 감독님 속을 많이 긁어요. 그러나 일단 시나리오가 결정되고 나면 그 뒤부터는 말을 자제합니다. PD가 건드리는 역할을 하지만 결정은 분명히 감독의 몫이며 PD는 도와주는 역할이거든요."

그가 생각하는 영화 흥행의 비결은 무엇일까.

000 PD는 "영화란 성공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실패의 가능성을 미리 분석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체계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면 절대 흥행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관객들은 자기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영화에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드보이>가 흥행에 실패했다면 아마 영화 전체의 어두움, 감독의 B급 정서 같은게 지적됐을 거예요. 이런 점은 사실 감독의 취향에 속하는 부분이고,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 흥행할 수 있도록 꼼꼼한 계획을 PD가 세워야죠."


--------------------------------------------------------------------------------------------------------------

오마이뉴스 에서 퍼왔습니다.

실명이 궁금하시면..오마이뉴스로..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3.11.30 13:46
훔.. 그 PD가 바로 그 PD이군요. 본인의 입으로 하는 얘기를 들으니, 참 씁쓸하네요.
anonymous
글쓴이
2003.11.30 14:28
000 PD는 237번 글에 있는 과정까지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나 보군요. 아니면 그런 정도는 일말의 신경도 안쓰는 성격인가 보지요? (본인말대로 좀 이상한 성격입니다) 이 인터뷰...참...답답합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3.11.30 17:46
이 비슷한 일들... 차고 넘치지요. 시나리오 쓰는 과정에서 함께 의논했다고 자기 아이템인 양 다른 회사로 낼름 가져가서 작업하는 감독(님)들도 간혹 계시고... 웃기(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전
92 / 10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