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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

여자 제작부의 설움을 아시나여??

2003년 03월 15일 15시 37분 09초 1783 7 3
제작부, 그거 완죤히 막노동이더군

생수통 갈아넣어야지, 난로에 기름 제때제때 날라야지,

스탭들 눈치 봐가면서 젤싼 담배 꽂아넣어야지,

장면 바뀔때마다 소품들 날라야지, 배우들이 간간이 요구하는 먹거리 사다 줘야지...

그러다 보면 카메라가 어케 돌아가는지

모니터에 어케 찍혔는지 볼 시간도 없더군

제작부, 그거 완죤히 쌈마이되는 지름길이더군

식당아줌마랑 돈계산하면서 무조건 깍아야지,

여관아저씨한테 아양 떨면서 어케 깍을까 고민해야지,

이 가게 저 가게 돌면서 없는 물품 구하러 다녀야지

영화 끝나고 나서 백화점에서 물건 깍는 내 모습을 보고 좀 놀랍더군

그래도 사람들은 날 제작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네

제작부에 여자있음 좀 그렇다더군

얼굴에 핏기 없어 보인다고 해서

일부러 어두운색 파운데이션 바르고 다닌다네

'여자'같다는 느낌이 난다고 해서

머리도 짧게 잘랐다네

치마는 이미 옷장에서 사라진지 오래이고

운전 잘해야 한다기에 아빠차 가지고 연습하다 여기 긁히고 저기 긁히고

이제 아빠는 나하고 말도 안한다네

살좀 찌워야겠다는 말에

열심히 먹고 있다네

그 모습에 친구들,,, 나 실연당한줄 알고 있다네

여자 제작부는 회계가 아니라네

영수증 붙일려고 영화판 들어온거 아니라네

그런데도 그들은 '너는 어케 맨날 영수증만 붙이냐?'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맘이 약해지네

내 자신의 문제이련만 자꾸 내가 남자였다면.... 이라는 생각 어쩔수없이 하게 된다네

진지하게 성전환수술을 고민해 봤네

그만큼 나 현장에서 인정받는 제작부가 되고 싶네

남들이 그러더군

홍보나 마케팅이나 기획실 쪽으로 가보라고

나 그런거 싫네

사람들끼리 부대끼면서 고생하면서 땀냄새나면서 일할수있는

현장이 좋다네

그런데 언제까지 내가 현장에 붙어 있을지는

정말 미지수라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nonymous
글쓴이
2003.03.16 00:09
현장서 남자들보다도 악쓰고 일해도.. 간간히.. 여자가 .. 이러면서 김새게 하는 일 다반사죠.
정말루.. 그럴땐.. 온몸의 힘뿐 아니라.. 영화.. 딱!!! 하기 싫어지더군요..
내가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냐고요.. 당신들은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냐고요~
anonymous
글쓴이
2003.03.16 16:50
제작부 원래 하는일이 그거잖아요. 제작진행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모든일을 하는거죠
여자라고 머라고 하는넘 있으면 가운데를 차버리구요..

영화가 어떻게 찍혔는지는 연출부와 얘기해서 촬영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보세요 ..
그날 너무 힘들었다면 며칠 촬영분을 몰아서 보시는것도 방법입니다..

내가 뺑이 치고 다니는 중에 사람들이 영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셔야죠
권리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엄살은 보이지 않는게 프로다운 모습입니다.
어느현장이나 다 그러니까요
anonymous
글쓴이
2003.03.17 09:55
가운데를 차버리라...흠...코는 맞았을 경우 피가 가장 잘 나는 곳이고...피는 전시효과를 가장 강열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가운데를 힘껏 차버리세요(누군가 고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말을 돌리려 노력하는 한 남자조감독)
anonymous
글쓴이
2003.03.19 21:50
여자 제작부라,,,참 여자 연출부두 여자 조명부두,,
어디를 가나 '여자'가 따라다니는군요
누가 내가 여자 아니랬나??? 참...
여자 고등학교는 있어두 남자 고등학교는 없습니다, 그냥 고딩일뿐이죠
'여자가...' 한마디에 니가 뭘하겠어란 표정하나에 왜 그렇게 서러운??지..
재수가 만땅입니다 그려,,,
가운데가 아니라 얼굴에 손자국을 남겨두 시원치 않습니다.
무시하구 갈궈주세요
속이 후련해질때까지!! 지 잘못을 인정할때 까지!!!
그리구 아무렇지도 않은듯 미소를 지워주시길..
영화판에서 여자가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여주세요!!! 님 화이링~~~!!!
anonymous
글쓴이
2003.03.22 19:07
여자 스텝을 뒤에서 응원하고 있는 남자 스텝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힘 내세요... 화이팅...
anonymous
글쓴이
2003.03.22 19:56
밥은 챙겨먹는 것이지 누가 떠먹여 주는 게 아닙니다.
잡일로 바빠서 촬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은 밥을 입에 떠 넣어주어야 만족하는 세살박이와 같습니다.
누가 님을 챙겨주겠습니까
스스로 알아서 틈틈히 자료 챙기고 없으면 연출부한테 달라 그러고(연출부랑은 프리단계에서부터 함께한 사람들이므로 대개 다들 친합니다) 그러면 다 챙겨줍니다. 촬영 회차 없는날 쉬면서 뒤적거려 머리속에 챙겨넣고 자신만의 촬영일지를 만들어서 따로 작성해본다든지 해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내지는 욕심을 부려야 합니다.
여자라고 깔본다는 놈들은 애시당초 되먹지 못한 놈들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시구요.
그들에 의해서 당신의 인생향방이 엇갈린다면 모를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에 너무 휩쓸리지 마십시오
그리고 촬영, 모니터링 이런게 자신이 제작부 안에서 하는 일(청구, 정산, 돈결제 기타등등)보다 더 중요하고 자신의 일은 잡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님은 제작부가 아니라 연출부나 촬영부쪽으로 방향을 바꾸셔야 할 듯 싶네요.
저도 님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요. 가끔 영수증 붙이고 있을 때면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회계라는 일을 아무에게나 맡기는 일이 아니며, 언젠가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서는 예산편성을 할 줄 알아야 하므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기운을 복돋운답니다.
님이 가시려고 하는 최종목표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anonymous
글쓴이
2006.05.11 16:35
그렇게 까지 그럼, 영화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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