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어요

미요우 2011.07.26 22:17:21

우선 제 소개를 할께요


저는 올해로 24살입니다

개성있다거나 예쁘고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키도작아요

그리고 무표정하게 있으면 조금 무서워보이는 인상(어찌보면 개성이라고 해야하나요..)을 가지고있는

여자(위의 글 보고 남자라고 생각하셨다면 웃으셔도 됩니다;;)입니다

현역 배우로는 김여진씨의 한등급 못생긴버전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저랑 외모가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어렸을때부터 연기를 굉장히 하고싶어했지만

부모님께서 원하셔서 화학전공으로 졸업해놓고

또 부모님의 압박에 교대를 가기위해 다시 수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학교때쯤부터 제가 보통, 혹은 그 이하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얼굴을 드러낼 수 없더라도 연기만 하면 뭐든 좋다는 생각에 성우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나름대로 혼자 이런저런 연습도했었지만 결국 부모님께 말한번 못꺼내고 이나이가 되었어요

(아직 어린데!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부모님께 말못한 세월이 그만큼 길다는 뜻입니다)


저는 지금도 수능공부를 하고있고 제 친구들은 하나, 둘씩 취직하고 자기들 살아갈길을 찾아나가는걸 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제가 정말 연기를 너무 하고싶어 한다는걸 깨달았어요


예전에는 그렇게 하기싫던 공부를 지금은 그래도 내 업이려니..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있는 제 자신을 보며

그렇게 하고싶어하는 연기를 하면 나는 얼마나 많이 노력할까 생각하니

정말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더이상 부모님께 휘둘리는 인생을 살고싶지 않지만

두분 다 워낙 강압적인 성격이셔서 제가 수능 그만두고 연기학원이라도 가겠다고하면

분명 입던옷도 벗겨서 너같은 딸 낳은적 없다며 길에 내쫒으실꺼예요..


저도 저만의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싶지만

요즘에는 아역부터 시작하는 배우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연기의 기초도 안된채로 이제와서 제가 빈손으로 연기의 세계로 뛰어들어서

과연 제 입에 풀칠은 하고 살 수 있을까 걱정도 되구요..

(물론 저는 제가 열심히 노력할꺼라는 걸 믿지만 실제로 연기자에게는 실력 못지않게 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에게 은근히 이제라도 연기가 하고싶다고 하면

다들  제가 얼굴로는 승부할 수 없어도(제 친구들 무서울정도로 솔직합니다..)

진정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꺼라며 격려해주곤 합니다

제가 연기하겠다고 말할때 주변에서 안어울린다고 되도않는다며 말리는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더 포기할수가 없습니다


제가 정말 항상 주연자리를 꿰차는 대단하고 유명한 배우가 되고싶은건 아닙니다

늘상 조연에 단역이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제가 처음에 말한 김여진씨나 문소리씨(특별히 예쁘지않지만 연기잘하는 배우하면 다들 떠올리시더라구요..)같은

그런 이미지의 배우가 되고싶습니다


지금 가장 큰 벽은 부모님의 존재입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고 있는건 부모님께서 원하는대로 교대에 진학을 하고 부모님 몰래 연기학원을 다니는거예요

우선 교대에 붙으면 그걸로 조금은 만족하실테니 제가 하고싶은걸 하더라도 조금은 이해해주시거든요..

(실제로 중학교때 수영이 너무 배우고싶어서 기말고사 평균을 15점 올리니까 다니게 해주셨어요)

저희집이 그렇게 부자인것도 아니고.. 학원비는 어떻게든 벌어가면서 다니면 너무 뭐라고 안하실꺼예요


근데 문제는 또 그 뒤에.. 교대를 졸업할때쯤이면 제가 30살 가까이 될텐데

그때되서 갑자기 교사안하고 배우가 되겠다고 할때의 파급효과와

그때가 되어서 여기저기 오디션도 보러다니고 그래도 늦지 않을까 하는점입니다


정말 여러가지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기를 공부하고 계신분들이나 실제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의 얘기가 듣고싶어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그러고.. 글이 꽤 길었는데..

제 구구절절한 사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