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가입을 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다 글을 씁니다
저는 올해 재수를 하고 입시로 연영을 준비하고 있는 재수생입니다.
원래는 공과대학으로 진학하려 했는데 재수학원에서 고생고생하면서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쪽으로 길을 틀었습니다
당연히 집에서는 난리가 났고 왜 택도없이 가장 어려운 곳에 가느냐, 여자가 가는 길 중에 최악이다 등등 좀 울면서 싸우고 그렇게 지낸 지 이제 한 달 정도 됐습니다. 사실 갑자기도 아니지만 그건 이래저래 말이 길어지니 줄이겠습니다.
그래서 좀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여쭙니다. 저는 이제 20살이고, 앞으로 무얼 배워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저는 배우가 꿈이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릴 내고 싶습니다. 근데 그게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관찰이라면 배우는 그 관찰하는 장면 속 사람을 대변하는 사람인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 목소릴 잘 낼 수 있을까요. 밑바닥에 굴러가며 힘들게 산 것이 도움이 될까요 아님 학원을 다니며 배운 연기가 도움이 될까요. 저는 편의점 알바를 해야 할까요 아님 과외를 해서 그 돈으로 연기 학원을 다녀야 할까요. 아님 성형을 해야 할까요. 메이크업을 배워야 할까요. 그래서 예쁘게 꾸미고 프로필 촬영을 하는 게 맞을까요?
집이 그닥 사정이 좋지 않아 가장 취업 잘되는 과를 골라 여태 살아왔습니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 건지 그게 적성에 맞아 여태 해왔지만 입시라는 벽 앞에서 쉬이 고꾸라지니 앞으로 이걸 붙들 자신이 없습니다. 타의적으로 선택한 것들로 그득찬 인생을 앞으로도 살기는 싫어서 내 선택, 내 책임, 내가 좋아하는 것 이라는 이름들이 앞에 붙은 길을 가는 데 막막하니 걱정입니다. 20살 인생이 모두 공과에 있었으니 그건 그나마 뭘 어째야 한다는 길을 알았지만 여긴 이제 시작이라 뭐부터 해야 할지 멍합니다. 배우니까 연기학원을 다녀? 그래서 뭘 배울 수 있는데? 오디션을 해? 그래서 뭐가 남는 데? 자꾸 결과물을 찾는 제가 이상한 것일까요.
여기에 와서 둘러보며 이 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더 빛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꿈은 높을수록, 또 구체적일수록 좋다지만 그게 다 허황이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내가 이렇게 즐거이 구상하는 미래가 결국 하나도 이뤄지지 않는 다면 하는 불안이 있습니다. 그들도 열심히 하고 그들도 고민을 했을텐데 내가 이렇게 돌고돌아 온 것이 너무 늦은 건 아닌가 하는 고민, 가족들에게 정말 결국 민폐만 끼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들도 많이 듭니다.
사실 포기할 생각이 들어서하는 말은 아닙니다. 누가 말려도 갈 생각이라서 이런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죽어도 놓지 않을 이 길의 첫단추를 어떻게 꿰야할까, 이 불안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힘들 걸 모르고 하겠다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모든 직종이 매한가지니까요. 수많은 면접자들 가운데 두엇이 고작 입사하는 이 바늘구멍 취업난이며 뭐 다들 그렇죠. 다만 여기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없어서 고민입니다. 저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