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이 안 되시면 어떤 일을 하세요?

NamuA 2016.06.15 16:24:37

안녕하세요. 저는 24살의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27세 배우입니다.

 

꿈은 옛날부터 배우였는데, 워낙 찢어지게 가난하다 보니까,

한 달에만 몇십 만원 되는 연기학원 보내달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그 땐 미성년자 알바생들의 페이가 장난인 줄 알던 시대였어요.

하루 일해서 3만원 받고 그랬으니까요.

 

일이라 쓰고 욕먹고 푼돈 3만원 받고 와서 집에서 드라마를 보면 아역부터 시작한 배우들이 나오는데,

 

드라마 끝나고 방에 가서 혼자 밤마다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어린 나이에 하고 싶은 걸 못 하고, 공부 따위에 막혀버리니 온갖 안 좋은 생각만 났었던 때였다랄까?

"왜 나는 이렇게 사는걸까.. 알바하고 공부만 하다 죽긴 싫은데 나도 연기하고 싶은데" 하면서요.

초등학교 다닐 때 배우 한다던 여자애는 어느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가 되었더라구요.

가난한 학창시절이였죠 쩝 ㅎㅎ

 

아무튼 대학을 가서, 어찌 저찌 방송연출을 배우다가, 제대 후에 뒤늦게 배우로 전향한 지라,

주변에서 욕도 많이 먹고, 손가락질 조차 당했는데, 포기하기엔 너무 늦은 거 같더라구요.

 

지적장애인 역할로 단편영화 주연을 한 적 있었고,

군을 배경으로 한 독립영화에서 단역을 맡은 경력이 있는데요.

 

이후로, 프로필 투어를 하는 중이지만, 돈도 돈이지만, 연락 온 적이 제로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몸 쓰는 알바를 계속 하다가 몸이 혹사 당하는 걸 느끼자 집에서 쉬면서 영상을 하나씩 제작하고 있어요.

아XX카 TV 뭐 이런 1인 미디어 방송은 아니구...

 

저 혼자 1인 다역의 영상을 제작해서, 5분짜리 단편드라마로 한 달에 하나씩 만드는 중입니다.

퀄리티는 못 봐줄 정도지만... 드라마에 들어갈 음악까지 제가 다 피아노로 쳐서, 제작하고 있어요.

완전한 1인 제작 시스템이죠.

 

근데 이렇게라도 만드는 게 나중에 도움이 될까요..?

연기 영상이라고 하기엔, 학원 다닐 적에 찍은 영상이 오래되어서 그런 것도 있고...(그 사이 외모 변화가 없아서 다행이지만요.)

 

독립영화 하나는 현재 개봉예정에 있는 데다, 단편영화는 영상이 분실 상태입니다.

연기 영상 하나 만들겠다고 한 달 가까이 되도록 제작하는 것도 있지만, 금전적인 문제가 있어서 제작하는 것도 있어요.

올리려는 매체가 유XX이기 때문에...

연출 전공이라고 해봤자, 저는 다큐멘터리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던 지라 영향도 없구요(...)

 

이렇다 보니, 공간적이나 시간적인 자유는 있는 편입니다. 주변에서 백수인 줄 아니까 문제지만요 -_-

친척들은 제가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줄 알아요ㅋㅋ 말해봤자, 안 좋은 소리 들을 거 뻔하구요...

다들 자고 일어나면 스타가 되는 줄 알고 계셔서 힘든 게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아무튼 저는 이렇게 1인 다역의 단편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데요..

다른 배우 선후배님들께서는 캐스팅이 장기적으로 감감 무소식일 때 어떤 걸 하시나요?

정말 궁금합니다.